이 총장의 늑장 수사 지시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하기 충분했다. 사건의 실체가 김 여사를 궁지로 몰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된 ‘함정 몰카 공작’이었다 해도 검찰이 수사를 미루면서 살아 있는 권력 봐주기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 4·10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야당이 ‘김건희 특검’ 도입을 막기 위해 검찰이 보여주기식 수사를 시작했다는 공세를 퍼붓는 것 역시 검찰이 자초한 결과다.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김 여사 소환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상과 권력에 따라 원칙이 무너지면 수사 기관이 쌓아온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오는 9일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 목사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최 씨를 비롯한 유튜브 채널 관계자 소환에도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대한 국민 불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말을 증명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