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비과세 차별..역외펀드 환매대란 오나

외국계 운용사 강력 반발.."특정사에만 유리"
`위험지역 투자 쏠림 부추겨` 우려도
  • 등록 2007-01-15 오후 3:24:30

    수정 2007-01-15 오후 3:29:25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해외주식펀드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알려짐에 따라 해외투자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비과세가 역내펀드에만 적용될 전망이어서, 해외투자펀드의 한축인 역외펀드에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해외투자펀드는 크게 역외펀드(Off-Shore, 해외에 근거지를 둔 펀드)와 역내펀드(On-Shore, 국내법에 기반한 해외펀드)로 구분되는데, 역내펀드에 대해서만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역외펀드 가입자 및 이를 운용하는 외국계 운용사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비과세 혜택을 입지 못하는 ‘역외펀드’에서 대량환매가 일어나 ‘역내펀드’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역외펀드 비중이 높은 외국계 운용사들은 이번 조치가 해외펀드 수탁고가 높은 몇몇 토종운용사 봐주기 정책이라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해외펀드로 자금 쏠림 ‘불보듯’
 
자산운용업계 일각에선 세제혜택이 배제된 역외펀드에서 환매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1년만에 2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피델리티의 ‘차이나포커스펀드’를 비롯, 근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주식투자펀드 대부분은 한국 밖에서 설정된 역외펀드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국내설정 펀드에만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역외펀드는 현재대로 과세되면 역외펀드에서 일시에 자금이 빠져 국내설정 해외펀드로 옮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에서 벗어난 자산가들의 자금도 역내펀드로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해외투자펀드 판매사인 씨티은행의 최성국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외국주식 투자펀드에 돈 넣기 꺼리는 최대 이유가 자본이익에 대한 세금 15.4%였다"며 "이런 약점에도 급증했는데 비과세까지 하면 해외펀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역외펀드에는 과세하고, 국내설정 해외펀드에는 과세하지 않을 경우엔 수익률의 차이로 인해 역외펀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차별이 왠말’..외국계운용사 강력 반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임원은 “해외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라면서 이런 반쪽짜리 조치를 내놓을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국내운용사들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 조치로 예상되는 일차 피해자(?)가 역외펀드 비중이 높은 외국계운용사라면, 최대 수혜자(?)는 미래에셋운용이라는 것이다.
 
현재 몇 군데의 국내 운용사들이 활발히 해외투자펀드를 내놓고 있지만 규모로 보면 미래에셋이 독보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임원은 "정부 정책이 특정 운용사를 밀어주는데 맞춰져 있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내설정과 해외설정 펀드의 ‘차별’이 최근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 특정시장에 대한 ‘몰빵’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설정 해외펀드의 대부분이 중국과 인도에 투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펀드판매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운용사들이 활발하게 해외펀드를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지역을 커버하지 못하고 특정지역에 몰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펀드에만 혜택이 주어지면 지역 쏠림이 더욱 심해져 위험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분산투자 도구로서의 해외펀드는 지역분산 뿐 아니라, 원 뿐만이 아닌 달러나 엔, 유로로 투자하는 통화분산의 의미도 있는데 역외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없다면 이런 의미가 퇴색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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