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화재로 통신망 복구 장기화된 이유는..5G 전파 발사도 '찬물'

통신구 화재시 대응 어려워
스프링쿨러 설치하면 해결될까…비상시 타사 우회 논의 진행
경찰-소방 합동조사 시작..12월 1일 5G 전파 발사 기념행사 찬물
  • 등록 2018-11-25 오후 5:40:06

    수정 2018-11-25 오후 8:46: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4일 오전 발생한 KT 화재는 통신이 없으면 살기 어려운 우리 삶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

아무리 현재의 LTE보다 속도가 20배 빠른 5G가 상용화된다고 해도 화재 같은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통신구 화재시 대응 어려워

25일 통신업계와 관계부처에따르면 KT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통신망 복구가 더딘 것은 가입자선로 격에 해당하는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났기 때문이다. 통신구란 지하 6m에 구멍을 내고 전화선, 유·무선 인터넷, IPTV, 카드결제 지능망 등을 제공하는 광케이블이 묻혀 있는 곳이다. 이번 화재는 교환실과 통신실이 있는 아현지사 건물이 아닌 건물 앞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했다.

전산장비가 들어차 있다 보니 불이 났을 때 유독 가스가 심했고 불길을 잡는 일도 쉽지 않았다. 소방청 관계자는 “통신구에서 계속 연기가 나 외부 맨홀 뚜껑을 통해 계속 진화를 시도했고 결국 포크레인으로 굴착 후 화재를 진압했다”고 말했다.

불길을 잡았어도 통신망 복구에는 시간이 걸렸다. KT는 화재 당일 이동 기지국을 15대 현장에 배치하는 등 이동통신망 복구에 나섰고, 유선통신망 통화량도 근처 전화국으로 우회하는 작업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현지사 통신구에 직접 물린 가입자선로는 불에 탄 부분을 자르고 새로 연결하지 않으면 복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이번 사고의 대응이 늦어진 것은 기간통신망(백본망)의 우회도 소용 없는 통신구에 묻혀 있는 케이블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백업 체계보다는 케이블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화재가 난 곳은 건물 앞 통신인입구인데 건물(아현국사)까지 광케이블이 들어와야 하는데 입구가 타버린 것”이라며 “완벽한 복구 방법은 타버린 선을 무시하고 건물 위로 광케이블을 끌어올려 서비스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25일 낮 화재가 발생한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공구에서 소방관들이 통신 공사업체 직원들과 함께 불에 탄 광케이블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스프링쿨러 설치하면 해결될까…비상시 타사 우회 논의 진행

결국 통신구 화재시 완벽한 대책은 없다는 얘긴데, 이번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는 스프링쿨러가 배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소방법상 관로길이가 500m이상이 돼야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다.

하지만 통신구마다 스프링쿨러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해도 완벽한 화재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발화 시점이 어디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모든 통신국사를 이중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이 역시 전국 통신망을 이중으로 까는 셈이어서 지나치게 많은 설비투자를 유발하고 이는 곧 통신요금 인상 유인이 될 수 있다. 오성목 사장은 “중요한 통신국사는 백업돼 있지만 아현지사는 D등급이어서 이중화 안 돼 있다. 많은 투자가 수반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통신구에 이상온도, 이상냄새 등을 감지하는 센서를 달아 화재 발생 시 최대한 빨리 대응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미다.

다만, 단순한 안부 확인뿐 아니라 상품 결제나 TV시청, 자율주행차나 원격 의료 등 통신 없는 삶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어 사고 시 다른 통신사 망으로 우회하는 논의는 시작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KT뿐 아니라 SK브로드밴드를 불러 이번 사고 대응에 협조를 당부했으며, 연말까지 중요 통신시설 전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화재방지 시설 확충 등 체계적인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키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KT(왼쪽)과 SK브로드밴드 관계자. 당초 정부는 LG유플러스와 케이블TV업계 참석을 요청하는 일도 검토했지만,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국가위기관리센터), 과기정통부, 행안부, 방통위, 금융위, 서울시와 KT와 SK브로드밴드만 참석했다.
경찰-소방 합동조사 시작..12월 1일 5G 전파 발사 기념 행사 찬물

경찰과 소방, KT, 한국전력 등 4개 기관은 이날부터 합동 현장조사를 시작해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섰다. 사고 원인이 밝혀지고 완전히 복구되려면 1주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28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29일 KT 등 통신 3사는 12월 1일 5G 첫 전파 발사를 앞두고 5G로 보여줄 수 있는 가상현실(VR)적용 미디어 서비스 등을 소개하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화재 사건을 계기로 통신사로서의 인프라를 책임지는 사회적 임무를 더 절감하고 있다”며 “행사를 해야 할지, 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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