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3년차.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의 장윤석 사장(38, 사진)은 업계의 변화를 도전에 연결한다.
고작 50년 남짓의 역사를 가진 카드산업. 그는 그 부침의 진폭이 어디보다도 컸던 우리나라 카드시장에도 또다른 변화가 올 것이라며 주목한다.
그가 눈여겨 보고있는 업계의 혁신 중 하나는 체크카드다. 단순한 영업의 강화 차원이 아니라 업계 패러다임의 변화다. 체크카드는 여신금융이 아닌 `수신`을 전제로한 카드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중간 형태. 대부분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면서도 물건 구매 즉시 은행의 계좌에서 대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계좌의 잔액 범위에서 신용불량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현금서비스나 할부금융을 통한 여신 수익이 없지만 체크카드도 수익성이 큽니다. 이자비용이 매우 적은 예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부실 위험이 없다. 또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하기 때문에 회원 은행들에게 500bp에 가까운 예대마진을 안겨 주는 매력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존 체크카드에 비밀번호 입력 등의 방식으로 안전과 편리를 강화해서 해외서도 편하게 쓸 수 있는 국제현금직불카드가 바로 카드산업의 혁신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혁신에 대한 그의 이런 관심은 마스타카드의 `트리플 보텀라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회원사들에게 독창적이면서도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도 높은 혜택을 주며, 동시에 자사도 성공한다는 것이 이 전략이다.
변화에 재빠른 그의 관심은 취임이후 성과로도 드러났다. `카드대란` 후 지난 3년동안 업계 전반이 부실을 털어내기에 급급했던 때에도 마스타카드 코리아는 연 10%씩 매출을 늘렸다.
마스타카드에 장 사장이 취임한 것은 2003년 4월. 그 직전 4년 동안 매해 CEO가 바뀌었던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그가 `롱런`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마스타카드 합류 전에는 맥킨지와 리만 브라더스 등에서 인베스트먼트 뱅커로, 또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만큼 그는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서도 여전히 관심이 높다.
"LG카드, 외환은행은 해외 은행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인 매물이죠. 일본, 중국에 비해 한국이 카드산업 등 금융 거점으로 매력이 있기도 하거니와 투자하면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조건도 갖춘 이런 매물은 흔치 않죠." 해외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국내 은행권도 긴장의 고삐를 놓지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금융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고 젊은 나이에 CEO가 된 그의 야심이 엿보인 대목은 그가 소개한 `샌디 웨일` 이야기에서다. 동구계 유대인 태생으로 소형 증권사 하급직원으로 시작해 화려한 M&A 역사를 새로쓰고 세계 금융계를 장악한 샌포드 웨일 씨티그룹 회장의 성공담에 그는 한참동안 공을 들였다.
그러면서도 마스타카드 내에서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은행 등 다른 업계로 진출할 것인지, 정작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저 남한테 손벌리지 않고 살면 되죠"라며 딴청을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용돈으로 일주일에 1000원만 쥐어주는 짠 아빠. 골프는 마음씨 고운 보조원이 잘 도와주고, 운까지 따라줘야 100타에 겨우 닿는 수준. 운동을 많이 하진 못한다고 한다. `게으른` 탓이라 한다. 마흔도 채 안되서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의 성장세를 3년째 이끌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장윤석 사장은
- 1968년 3월8일 서울 생
- 1992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1994년 맥킨지 애널리스트
- 1995년 리만 브러더스 홍콩·서울 인베스트먼트 뱅커
-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취득
- 1996~2003년 맥킨지 경영 컨설턴트(Associate Principal)
- 2003년 4월~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 사장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의 아태지역본부 소속 현지법인으로 1991년 설립. 2005년 9월 말 기준 국내 마스타카드 브랜드 카드의 발급수는 1240만장에 이른다.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은 세계적인 지불 결제 솔루션 회사로 마스타카드(MasterCard), 마에스트로(Maestro), 시러스(Cirrus) 등 브랜드를 총괄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