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다시 온 킹달러…"원·달러 1350원 간다"[미국은 지금]

몇달 주춤하던 딜러인덱스, 이번달 다시 급등세
예상밖 미 경제 성장세…연준 '빅스텝' 관측까지
"이미 킹달러 왔다…인덱스 105~110 열어둬야"
원화 덩달아 떨어질듯…"원·달러 1300원 중반대"
  • 등록 2023-02-19 오후 6:32:09

    수정 2023-02-19 오후 7:22: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킹달러’가 귀환할까. 지난해 10월부터 주춤했던 미국 달러화 가치가 이번달 들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 경제의 예상 밖 성장세에 긴축 장기화 관측이 퍼지면서 강달러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중반대까지는 열어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번달 갑자기 치솟는 달러화

1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 17일 103.88에 마감했다. 장중 104.67까지 뛰었다. 이번달 초 101 초반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3주 만에 2.6% 이상 급등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104.67의 달러인덱스 레벨은 지난달 5일 이후 6주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 9월 말 115에 육박한 ‘갓달러’ 현상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가, 이번달 갑자기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는 모든 주요국들의 통화보다 강세를 띠고 있다. 이를테면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17일 1유로당 1.0694달러를 기록했다. 이번달 초 1유로당 1.1달러에 육박했는데, 유로화 가치가 3주 만에 2.7%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 달러인덱스 내 6개 통화 중 유로화 비중은 57.6%에 달한다. 같은 기간 파운드·달러 환율은 1파운드당 1.2376달러에서 1.2035달러로 하락했다(파운드화 약세·달러화 강세).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28.93엔에서 134.15엔으로 올랐고(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달러·캐나다달러 환율 역시 소폭 상승했다. 달러인덱스에 포함돼 있지 않은 한국 원화도 달러화 대비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번달 초 원·달러 환율은 1230원대였는데, 전거래일 어느새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그렇다면 달러화는 왜 치솟는 것일까. 미국이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장 가파른 긴축에 나서고 있음에도 경기 침체의 기색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도 채 안 돼 기준금리를 450bp(1bp=0.01%포인트) 올렸다. 현재 4.50~4.75%다. 유럽중앙은행(3.00%), 영국 영란은행(4.00%), 일본은행(-0.10%), 캐나다 중앙은행(4.50%)보다 높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0%다.

특히 근래 강력한 경제지표는 시장을 놀라게 했고, 이는 달러화 가치를 더 끌어올렸다. 비농업 신규 고용(51만7000개), 실업률(3.4%),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0.5%·이하 전기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0.7%), 소매판매 증가율(3.0%) 등 지난달 주요 지표들은 시장이 당초 점쳤던 고물가 완화와 경기 침체 시나리오를 한참 벗어났다.

심지어 경기 하강은 없다는 ‘노 랜딩’(no landing) 시나리오까지 힘을 받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이번달 초만 해도 0.7%였다. 그런데 현재 2.5%까지 급등했다.

이 때문에 월가는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50bp 인상)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부터 50bp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 “너무 이르다”며 “경제가 갑자기 멈출(sudden stop)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의 긴축 효과가 신통치 않음을 지적하면서 “한 번에 25bp 넘게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조 듀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후 지표들이 최근 추세를 따른다면 시장 참가자들을 50bp 인상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나오는 고용과 CPI 보고서에 따라 50bp 카드가 얼마든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1350원 상승 가능성”

상황이 이렇자 월가는 달러화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는 기류다. 105에 육박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미 그 자체로 초강세다. 이번 인플레이션 국면을 제외하면 2002년 11월 이후 105를 넘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가 유로존, 영국,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상 밖 호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훨씬 더 많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달러인덱스가 4주 연속 오르는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없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라며 “105 레벨을 단기 저항선으로 추후 1~2주 숨고르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다만 “105~110 레벨 가능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서 “이미 킹달러가 왔다고 본다”며 “추후 달러화 강세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다”고 말했다.

스노든 레인 파트너스의 피터 황 선임파트너는 최근 미 한국상공회의소(KOCHAM) 웨비나에서 “달러화 가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미국 인플레이션이 빨리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해서는 “여러 변수를 검토해야 하겠지만 1350원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는 갓달러 현상을 배제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이럴 경우 미국을 제외한 웬만한 통화의 가치가 흘러내리면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충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상황이 다시 바뀔 가능성 역시 있다. 역대급 긴축 여파 탓에 미국 경제에 갑자기 침체 신호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머스 교수는 “연준은 지금 경제 상황을 겸손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불확실성을 토로했다. ‘채권 구루’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연준은 경제를 짓누르지 않고서는 2% 물가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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