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해 역대급 가상자산 랠리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 유입이 늘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대형 은행들은 가상자산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기관 장세를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뜻이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10대 선진국(G10) 중앙은행과 은행 감독당국 대표들로 구성된 위원회인 바젤위원회 내 은행감독위원회(CBS)가 이들 국가내 대형 은행 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규모는 94억유로(원화 약 13조2760억원)으로,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중 고작 0.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는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자산이기보다는 대부분 고객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19대 은행들이 보유한 가상자산 중 40% 이상이 은행 2곳에 집중돼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비트코인 비중은 31%, 이더리움은 22%였다.
G10에서 활동하는 19대 은행을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현황 조사는 이번이 처음 있는 일로, 바젤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대형 은행들의 가상자산 투자에 대비한 자기자본비율 규정을 신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바젤위원회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각종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등에 투자하는 은행들에 대해 자기자본 요건을 더 까다롭게 설정할 계획인데, 실제 이런 은행들에 대해 대출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