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1조1369억원에 달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8089억원, 지난해 9364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 확산과 최저임금 상승에… 신선편이 농산물 수요↑
신선편이 과일·채소는 신선 상태의 농산물을 씻고 자르는 등 최소한으로 가공한 제품이다. 원물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일반적인 가공식품과는 달리 농업의 생산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어 해당 시장의 성장은 농식품산업의 생산 및 부가가치 증대와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급식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역시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조리인력 고용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조리가 간편한 과일·채소에 대한 업계(B2B)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선편이 채소의 납품처 비중(물량기준)을 살펴보면 식품제조업체(27.2%), 단체급식소(21%), 외식업체(19.7%)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신선편이 과일 납품처 비중은 대형할인점(34.2%),단체급식소(22.6%), 식자재업체(21.2%) 순이었다.
신선편이 채소 및 과일을 이용하는 기업 및 일반 소비자들은 조리과정이 간편하거나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자리가 줄어들면서 적당량만 포장된 간편 채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편이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 까닭으로는 ‘높은 가격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음식물 쓰레기 감소, 식생활 개선 효과 기대
실제로 신선편이 제품(세척/절단 제품)만 사용한다고 응답한 소비자 그룹의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약 460g 수준인 반면 다른 제품도 사용하는 소비자 그룹의 배출량은 약 493g으로 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이 활성화로 국민들의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국민 중 과일·채소를 권장량만큼(1일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30% 초중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지만 신선편이 과일·채소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의 식생활 개선과 건강 증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신선편이 관련 중소기업 지원이 현실화 되고 소비자 신뢰를 제고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신선편이 과일·채소 제조업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지원을 원하고 있었지만 담보조건, 직접 농산물 재배 여부 등 지원 문턱이 높다”면서 “정부 지원 자금 액수, 지원 조건, 편중 정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전성·위생’이나 ‘신선도와 저품질’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보고서는 유통·판매단계 온도관리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신선편이 제품 생산·공급자에 대한 정보 부족 등 시장 정보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