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北 발사' 재난문자 오발령 해프닝…서울시민 '혼비백산'

서울시 6시 32분 "대피할 준비 하라" 재난문자 발송
행안부…20여분만에 "서울시 경계경보는 오발령" 정정
출근 시간대 시민 불안…"어디로 대피하라는 것이냐" 분통
"회사로 대피하겠다"·"믿을 게 못 된다" 불만도 속출
  • 등록 2023-05-31 오전 7:29:04

    수정 2023-05-31 오전 9:33:10

[이데일리 권효중 조민정 기자] 서울특별시가 31일 오전 6시 41분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와 관련돼 보낸 경계경보 문자에 대해 행정안전부가 20여분만인 오전 7시쯤 ‘오발령’이라고 밝혔다. 출근 시간대에 맞춰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알림을 받았던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31일 서울특별시와 행정안전부가 보낸 ‘위급 재난 문자’ (사진=문자 화면 캡처)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41분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 경보를 발령한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 문자를 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0시부터 오는 6월 1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1단 로켓 낙하지점을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라고 밝혔으며, ‘페어링(위성 덮개)’은 ‘제주도 서쪽 먼 해상’, 2단 로켓은 ‘필리핀 루손섬 동쪽 해상’에 낙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곧 서울시의 오발령으로 드러났다. 약 20여분 후인 7시 3분 행정안전부는 “6시 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며 재차 재난 문자를 전송했다.

평일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대에 이와 같은 재난 문자가 발송되며 서울 시민들은 불안에 떨다가 곧 허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근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는 시민 박모(33)씨는 “바깥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민방위에서 ‘실제 상황이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정말 큰 일이 난 줄 알았다”며 “뉴스 검색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곧 오발령이라는 문자가 왔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홍모(29)씨 역시 “자다가 사이렌 소리에 놀라서 일어났는데 무슨 일인가 했다”며 “10분 뒤에 오발령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대피할 준비’라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성토도 나왔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경보 문자 받았지만 대피는 무슨, 출근 준비하러 간다”고 하소연했다. 30대 김모씨 역시 “회사로 대피하면 되는 것이냐”며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정확한 안내도 없고 문자 발송 후에도 제대로 된 방송이나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등 서울 인근에서 서울로 출근을 준비하는 이들, 해외 여행 등 일정이 있던 이들에게도 ‘날벼락’이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시로 출근하는 직장인 차모(31)씨는 “경기도 지역에는 재난 문자가 아예 오지 않아서,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오발령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됐지만 혹시라도 진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해야 됐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오키나와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는 직장인 주모(30)씨는 “비행기가 안 뜨면 어떡하나 싶어서 10분도 안되는 사이 수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이날 국가안보실은 조태용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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