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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이처럼 올해 실적 전망치를 올려 잡은 데 대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공급망 혼란 탓에 선박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상황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초에만 해도 머스크는 물류 혼잡 상황이 올해 2분기까지 이어지다 하반기엔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처럼 주요 해운사들이 피크 아웃 우려 속에서도 실적을 높여 잡은 데엔 장기계약 효과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이후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통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장기계약 요금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정보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주요 지역에서의 장기계약 요금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올랐고, 2019년 7월에 비해선 280%나 올랐다. 영국 해운 조사기관 MSI도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까지 장기계약 운임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선 HMM(011200)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점차 오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HMM의 올해 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는 전년 대비 49.5% 늘어난 11조31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 전망 평균치였던 7조7838억원보다 41.7% 증가한 규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노선의 장기계약 운임이 2배 이상 상승했다”며 “장기계약을 맺어둔 해운업체들은 단기운임 하락에도 당분간 타격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상 운임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진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어느 선에서 하향 안정화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