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협약 여파, 중화학업계 사업구조 전면 수정해야”[인터뷰]

계형산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 인터뷰
"중화학기업, 순환경제 시대엔 사업 개념을 바꿔야"
  • 등록 2022-07-12 오전 7:04:05

    수정 2022-07-12 오전 7:09:58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플라스틱 관련 산업생태계를 보면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국내 중화학업계다. ”

계형산(사진) 목원대 신소재화학공학과 교수(ISO/TC 138 한국대표단장)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 도입에 따른 국내 영향을 이같이 전망하고 “중화학 기업들은 사업의 개념을 바꾸거나 생산을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 교수는 플라스틱분야를 20년간 연구한 전문가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의 전생애를 폐기물 처리까지 연구한 몇 안되는 손꼽히는 학자다.

계 교수가 이같은 진단을 내린 이유는 플라스틱 산업 생태계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산업생태계를 보면 원유를 수입해 중화학 기업들이 석유를 뽑아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버진 폴리머(virgin polymer)가 페트병이나 옷감 등 제품 생산회사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순환경제는 화학적 재활용(Cemical recycle)이나 물리적 재활용(Mecanical Recycle)을 통해 재활용된 것을 제품 생산단계에 투입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등 천연자원의 체취→생산→폐기 중심의 폐쇄된 선형경제에서 ‘사용과 재사용’을 통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로의 전환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중화학 기업들의 생존 방정식이 복잡해진 것이다. 기존에는 석유추출에서 발생한 원료를 100만큼 제품생산기업에 공급했었다면 앞으로는 20~50만 팔 수 있단 이야기다. 즉 석유화학 단계에서 폴리머를 만드는 SK지오센트릭, 롯데케미칼, LG화학 등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의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고 계 교수는 강조했다.

나아가 계 교수는 우리가 사회책임경영(CSR) 차원에서만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준비가 다소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자본 유치 문제로 바뀌고, 전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이 가속화하면서 최근에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다. 국내 화학적재활용 기술은 안타깝게도 대부분 연구소에 머물러 있다. 해외에서도 상용화된 기술이 많지 않다. 계 교수는 “대기업들이 정부과제에는 오래 전부터 참여는 했지만, 이걸 상용화하는 기술로 발전시키지는 못했다”며 “상용화 단계의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이제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업구조상 필요한 물리적 재활용 부문도 진척이 쉽지 않다. 이미 세계적 플라스틱 업체인 태국의 ‘인도라마’는 전 세계에서 재생 플레이크 생산업체들을 인수해 안정적인 재활용칩을 조달받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 ESG 경영 모범 사례로 인정받는 단계다. 국내에선 폐플라스틱 재활용사업에 대기업 진출을 막는 방안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논의로 현재 인수합병(M&A) 및 사업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에서 재활용 관련 정부자금지원 사업으로 실시된 단위기술은 굉장히 많다. 그 기술이 융합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점도 문제”라며 “단위기술을 통합할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리적으로도 일본·독일 등은 쓰레기의 선별, 재활용, 재활용 제품 생산까지 거점지역에서 모두 처리돼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도 분절적이여서 재활용 제품 개발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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