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으로, 꽃으로…가장 나답게 하는 '사유'

김규리 개인전 'NaA'
'사유' '블로썸' 등 20여 점 선보여
먹·분채·아크릴로 표현한 '자화상' 눈길
"나 자신 찾아가는 '사유'에 동참해보길"
  • 등록 2023-05-30 오전 5:40:00

    수정 2023-05-30 오전 5:40: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민국의 여배우로서 살아왔지만,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담을 수 없는 나만의 모습이 있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고 배우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봤습니다. 인물 작업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렵기도 했지만, 즐겁고 설레는 작업이었어요.”

배우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규리가 이번엔 ‘자신’을 가지고 나왔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옆모습부터 아름다운 뒤태를 담은 누드화까지 솔직하고 과감한 시선으로 자신을 표현했다. ‘작가의 말’에서 그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대상을 더욱 자세히 알게된다”며 “이번 작업을 하면서 더욱 나 자신을 알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김규리 작가의 ‘시선’(사진=갤러리 나우).
김규리의 개인전 ‘나(NaA)’가 5월 30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갤러리 나우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NaA’는 나 자신을 강조하며 길게 부르는 의성어로 유머를 담아 작가가 붙인 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비롯해 그간 작업했던 호랑이, 꽃 등 총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갤러리 나우 관계자는 “단순히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작품뿐만 아니라 나를 가장 나답게 하는 ‘사유’의 과정을 담은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며 “배우가 아닌 작가로서 선보였던 그간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작가의 ‘사유’에 동참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리는 1997년 패션지 ‘휘가로’의 표지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 공포영화 ‘여고괴담’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던 그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2008년 영화 ‘미인도’에 출연하면서다.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한국화를 배우면서 회화에 눈을 뜨게 됐다.

김규리 작가의 ‘사유’(사진=갤러리 나우).
그의 작업은 여러가지 재료와 방법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간 한국화를 비롯해 달항아리 부조와 입체 흉상 등을 다채롭게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자화상’도 한지와 먹, 분채, 흙, 호분, 아크릴, 압화 등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을 표현했다. 메인 작품은 ‘사유’다. 누구나 각자의 신체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의 이마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연기를 할 때나 춥거나 더우면 더 선명하게 올라온다고 한다. 작가는 작품에서 이마의 점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처럼 표현했다.

‘사유’에서 표현된 옷과 배경은 같은 계열의 흐릿한 색이다. 마치 무언가를 잊고 있는 듯하면서도 비워진 것 같은 모양새다. 작가에게 있어 ‘비운다’는 것은 전작의 한지 그림 ‘비우다 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표범을 표현하면서 검은색으로 그려져야 할 부분은 검정으로 비웠고, 흰색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부분은 흰색으로 비웠다. 이같은 ‘비움’은 곧 ‘사유’이고, ‘사유’는 나를 나답게 하는 작업이었다. 갤러리 나우 관계자는 “그간 비우는 작업을 통해 선보였던 ‘사유’가 작품 속 이마의 ‘점’으로 정점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무언가를 깊이 있게 응시하는 자신의 모습에서부터 꽃, 색면 추상 등의 형태로 자신을 은유해서 보여준다. 화려한 스타의 모습 뒤에 숨겨진 양가의 감정을 나타내는 ‘빈자의 장미’와 활짝 핀 꽃을 배경으로 자신의 누드 뒤태를 담은 ‘블로썸(Blossom)’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김규리 작가의 ‘Blossom’(사진=갤러리 나우).
김규리 작가의 ‘빈자의 장미’(사진=갤러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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