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경고등 켜졌나…미 10년-3개월 금리도 뒤집어졌다

미국 국채 10년물-3개월물 금리 역전
닷컴버블·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발생
'위기 경고등'…채권시장에 공포 엄습
"긴축 늦춰야" 월가 일각 속도조절론
  • 등록 2022-10-27 오전 5:16:35

    수정 2022-10-27 오전 11:05:5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기화하고 있다. 미래 불확실성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다는 상식을 깨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은 기현상이 4개월간 지속하고 있다. 그 기간과 폭은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때 이후 가장 심각하다.

심지어 10년물과 3개월물간 역전까지 발생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탓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 긴축에 나서면서 침체 공포가 커지는 게 채권시장에 그대로 나타나 있는 셈이다.

(사진=AFP 제공)


10년물-3개월물마저 금리 역전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8.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21%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3.995%까지 내렸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같은 시각 2년물 금리는 4.424%를 나타냈다. 10년물보다 40bp 이상 높다. 연준 통화정책과 사실상 연동돼 움직이는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여기에 반영돼 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장 눈앞보다 먼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예컨대 10년 후에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장기금리가 낮아진다면, 그 차이는 좁혀질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특히 채권시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만큼 주식에 비해 변수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10년물과 2년물 역전은 7월 초 이후 거의 4개월째다. 그 폭은 높게는 50bp에 육박하고 있다. 닷컴버블이 월가를 덮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찾아온 채권시장의 위기 경고등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심지어 3개월물 국채금리마저 10년물을 넘어섰다. 현재 3개월물 금리는 4.032%로 1.1bp가량 더 높다. 3개월물의 경우 이날 4.107%까지 올랐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역전은) 경기 예측 도구로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월말~3월 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월가 일부 인사들은 10년물-2년물보다 10년물-3개월물을 더 유심히 지켜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6~15개월 이후 경기 침체 시작”

뉴욕 연방준비은행 등에서 일했던 아르투로 에스트레야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1960년대 이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뒤집어진 이후 6~15개월 안에 침체가 시작했다”고 말했다. 닷컴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초기 등을 제외하면 거의 전례를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연준이 긴축을 늦춰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비등하다. 연준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 금리를 인상할 게 기정사실화돼 있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는 것인데, 이는 역사상 가장 강경한 돈줄 조이기다. 심지어 오는 12월에도 75bp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인상 속도를 늦춰 주목 받았다. BoC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인 콜금리(overnight lending rate)를 기존 3.25%에서 3.75%로 50bp 올렸다. 월가 전망치(75bp 인상)보다 작은 폭이다.

BoC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7월 100bp를 인상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9월에는 75bp 올렸다. 주요국 가운데 금리 인상 속도가 가장 빨랐다. 블룸버그는 “캐나다 경제가 침체에 허덕이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 외로 낮췄다”고 전했다. 이날 BoC는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각각 3.3%, 0.9%로 제시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긴축 종료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는 못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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