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뭐길래…배치 이전부터 역대 정권 내내 '시끌'[김관용의 軍界一學]

2016년 이전 '3NO' 견지하다 배치 논의 급진전
중국 반발·전자파 논란 등으로 배치까지 난항
文정부, '보고누락' 파문에 환경영향평가 결정
중국 의식해 배치 절차 의도적 지연 의혹 제기
  • 등록 2023-07-23 오전 8:00:00

    수정 2023-07-23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현 정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배치를 결정한 박근혜 정부 때부터 시끄러웠던 사드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을 낳더니, 윤석열 정부에서는 전 정부의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3NO’ 폐기…사드 배치 논의 급진전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이전까지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가능성을 일축하며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 원칙을 견지했습니다. 미국이 배치 요청도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배치를 위한 협의도 없으며, 결정되지도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제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까지 감행하자 2016년 2월 7일 한미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우리 국방부 장관에 공식 건의해 배치 논의가 본격화 됐습니다.

사드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출처=주한미군 홈페이지)
중국의 반발과 전자파 논란을 무릎쓰고 2016년 9월 30일 경북 성주군 성주CC 자리에 사드 포대를 조성키로 결정됐습니다. 이 취득 부지를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2017년 4월 20일 미측에 공여한 직후 레이더와 발사대 2기 등 사드 체계 일부 장비가 처음으로 배치됐습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정식 배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당 부지에 대한 사드 배치 여부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실시 후 최종 결정키로 방침이 바뀌었습니다. 사드 배치는 군사상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법상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 반발과 국민 안전을 위한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한 결정이었습니다.

‘보고 누락’ 파문에 환경영향평가 절차도 지연

그런데 2017년 5월 느닷없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이 일었습니다. 사드 발사대 4기와 요격미사일 32발을 추가로 들여왔는데, 군 당국이 이를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발사대 추가 배치 이전인 5월에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을 국가안보실에 구두로 보고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군이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보고를 누락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첫 배치될 사드 체계 발사대 2기가 지난 2017년 3월 6일 오산기지에 도착해 C-17 항공기에서 내리고 있다. (출처=주한미군)
이후 사드 포대는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기를 기다리며 임시배치 상태로 작전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예정보다 4개월 후인 2017년 9월에야 완료됐습니다.

게다가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사업계획서 요청 및 접수, 평가준비서 작성, 평가협의회 구성, 평가준비서심의 등을 거쳐 통상 20개월이 소요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업계획서 작성에 약 13개월, 평가준비서 작성에 약 9개월이 소요됐습니다. 평가협의회 구성의 경우도 통상 1개월 정도면 가능하지만 2년여간 구성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사드 포대가 임시 배치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文대통령, 방중 앞두고 외교 마찰 고려?

이에 따라 현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은 ‘안보 농단’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적 결정을 중국 반발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입니다.

실제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2019년 12월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시기 관련 국가안보실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 결과 보고 문건에 따르면 “12월 계획된 고위급 교류(12.4 중국 외교부장 방한, 12.24 VIP 방중)에 영향이 불가피해 (평가협의회 구성의) 연내 추진이 제한된다”고 돼 있습니다. 중국의 반발 가능성을 고려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2월 23~24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게다가 한중은 2020년 초 시진핑 주석의 방한도 추진 중이었습니다. 이에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외교 현안 등을 고려할 때 연내 평가협의회 착수는 곤란하다”고 결론 내리고 2020년 1월경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재검토하자는 1안과, 시진핑 방한 이후인 4월께 재검토 하는 2안을 제시했습니다.

이같은 회의 결과는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됐고, 안보실은 국방부에 평가협의회 구성 시기를 2020년 1월 말 재검토한다는 결정을 전화로 통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월 평가협의회 구성을 재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전자파 무해성 미공개…‘3不1限’도 합의한듯

이에 더해 국방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경북 성주 사드 기지의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당시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반대 주민들이나 시민단체를 설득하는 노력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4월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사드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주민 반발을 무릎쓰고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국방부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에 ‘성주기지 관련 현안보고’ 문건을 보고했는데, 2017년 5월과 2018년 3월~2019년 11월, 2021년 5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사드 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레이더 전자파 측정 결과 “순간 최대값이 인체 보호기준 대비 약 0.03%로 전자파 영향이 없다”고 돼 있습니다.

현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사드 기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 결과에서도 전자파 측정 최댓값이 0.018870W/㎡로 인체보호기준(10W/㎡)의 530분의 1 수준(0.189%)이었습니다.

이밖에 문재인 정부가 사드 관련 이른바 ‘3불(不) 1한(限)’ 원칙을 한국과 중국의 ‘양국 합의’로 명시한 국방부 공식 문서도 이번에 확인됐습니다. 3불(不)은 △사드 추가배치와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1한(限)은 배치된 사드의 운용을 제한한다는 의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이 ‘3불 1한’ 합의는 없었다고 부인해 왔지만, 이번에 공개된 2020년 7월 국방부의 ‘성주기지 환경영향평가 추진 계획 보고’ 문건에는 “중국은 양국이 합의한 ‘3不1限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적혀있습니다. 2019년 12월 문건에도 ‘한중간 기존 약속인 3不 합의’라고 돼 있습니다.

사드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무기체계 입니다. 그러나 3대 정권을 이어오며 그 본질보다는 정치적 수단으로 변질된 모양새가 됐습니다. 사드 포대는 2017년 임시 배치 이후 6년만에 기지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가 완료돼 정상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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