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전 98기’ 감격의 첫 우승 이가영…“‘안 되면 또다시’ 각오로”(종합)

KLPGA 투어 동부건설 한토신 챔피언십 우승
정규투어 데뷔 4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
준우승만 4차례 ‘뒷심 부족’ 꼬리표 떼어내
마지막 날 공격적 플레이로 버디 8개 쓸어담아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상금 순위 8위로 ‘껑충’
  • 등록 2022-10-17 오전 12:00:00

    수정 2022-10-17 오전 12:00:00

이가영이 16일 열린 KLPGA 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기다리던 첫 우승이 나와 그동안 힘들었던 게 잊히는 것 같습니다.”

‘97전 98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쥔 이가영(23)이 울먹이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가영은 16일 전북 익산시의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15점을 획득해, 합계 49점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타수 대신 스코어 별로 부여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앨버트로스는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이 주어지고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 처리된다. 이가영은 마지막날 버디만 8개를 뽑아내고 보기 1개만 범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데뷔 4년 만에 고대하던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준우승만 4차례…‘또가영’ 꼬리표 떼어내고 첫 우승

이가영은 2014년 15세에 처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된 이후 2017년까지 5년 내내 국가대표 혹은 상비군을 지낸 유망주였다. 최혜진(23), 임희정(22), 박현경(22), 유해란(21) 등과 국가대표 생활을 함께 했다. 정규투어에 데뷔한 2019년 신인 우승이 7승이나 나왔고 이후에도 임희정, 박현경, 조아연(22) 등 투어 데뷔 동기들이 하나 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이가영에게만 유독 우승이 허락되지 않았다. 올해 2회를 포함해 이전까지 97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4차례를 기록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뒷심부족’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일각에서는 이가영의 ‘순둥이’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약해서 우승 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언제 우승하냐”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또가영’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가영이 우승을 또 놓쳤다는 뜻이다. 이런 민감한 이야기에도 이가영은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안 좋기는 하지만 어쩌겠나. 또 우승을 놓쳤는데”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해탈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로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 이가영의 말이다. 이가영은 “정규투어에 함께 올라 온 친구들은 다 우승했는데 나만 하지 못해서 많이 힘들었다. 주위에서 우승을 언제 하느냐는 말을 들을 때도 그랬다.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고대하던 첫 우승을 차지한 이가영은 동료들에게 그 누구보다 많은 물과 꽃 세례로 격한 축하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가영이 쐐기 버디를 잡아낼 때 박수를 보내고 스코어카드를 접수하러 오자 환한 미소로 반긴 준우승자 임진희(24)도 눈에 띄었다.

이가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닥공’으로 역전…“오기 많이 생겼다”

그야말로 97번 넘어져도 98번 일어나면 된다는 ‘97전98기’를 몸소 보여준 이가영의 플레이다. 여러 차례 우승 문턱에서 넘어진 이가영은 오히려 “준우승으로 인해 스스로 이겨내고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안 되면 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도전했고 오기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임진희에 1점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가영은 2~4번홀 연속 버디로 1점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임진희가 다시 1점 차로 앞선 뒤 이가영이 7번홀(파4) 버디로 1점 차로 승부를 뒤집는 등 버디 공방이 이어졌다.

임진희가 9번홀(파4) 보기를 범한 뒤 이가영이 10, 11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 이가영 쪽으로 우승의 추가 기울었다. 임진희가 13번홀(파3) 버디로 추격에 나섰지만, 이가영이 16번홀(파3)에서 8m 버디 퍼트를 집어넣는 쐐기 버디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했고, 시즌 누적 상금 약 5억7489만원으로 상금 순위 17위에서 8위까지 뛰어 올랐다.

이가영은 “원래 최종일에 버디가 잘 안 나오는 편이어서 뒷심 부족 이야기도 있었다. 오늘은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퍼트까지 잘 떨어져 많은 버디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승을 한 번 했으니 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이 생긴 것이 우승의 장점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가영은 이날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팬클럽 ‘가영동화’ 회원들에게 소고기를 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그는 “진짜로 팬들과 소고기 회식을 할 예정이다. 날짜를 잡아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 임진희는 버디 5개를 뽑아내며 분전했지만 5점 차 준우승(44점)에 만족해야 했다. 신인상 0순위 이예원(19)이 3위(41점)에 올랐고, ‘익산의 딸’ 박현경(22)과 임희정(22)이 공동 4위(39점)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