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경제도 안보도 진보 정부가 뛰어나”(종합)

9·19 평화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첫 공식행사 참석
역대 정부 ‘남북관계 개선 이어달리기’
평화 중시 정부서 평양공동선언 남북합의로 꽃피울 것
진보 정부서 경제 발전...윤 정부보다 1인당소득 높아
  • 등록 2023-09-19 오후 8:02:15

    수정 2023-09-19 오후 10:54:5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행사에 참석해서 남북한이 긴장 관계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비핵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평화가 경제’라며 윤석열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더 좋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감사원이 문 정부가 통계를 조작했다는 조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평화가 곧 경제’ 문재인 “윤 정부 균형있는 외교 필요”


문 전 대통령은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퇴임 후에 서울에 온 것이 처음이고, 공식적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것도 처음이다. 첫 행사가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이라 뜻깊다”며 “평양공동선언이 더 진도를 내지 못했던것, 실천적인 성과로 불가역적인 단계까지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와 김대중 재단, 노무현재단, 경기도·광주광역시·전라남도·전라북도·제주도가 주최했고 포럼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이 주관했고, 에버트 재단이 후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의 7.4 공동성명에서 시작해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 문재인 정부의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까지 역대 정부는 긴 공백기간을 뛰어넘으며 이어달리기를 해왔다”며 “이어달리기가 될 때마다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평화가 진전됐다. 남북 단일팀이 이뤄지고,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남한으로 왔으며,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우리 국민 200만명이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공동선언은 훗날 냉전적 이념보다 평화를 중시하는 정부가 이어달리기를 할때 더 진전된 남북합의로 꽃피우게 될 것”이라며 “이어달리기 공백기간이 짧은수록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는 낮아질 것이고, 남북은 그만큼 평화에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좋을때 경제도 좋았다며 ‘평화가 경제’라는 비유를 통해 현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해인 2021년 국민소득은 3만5000달러였는데, 작년에 3만2000달러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나치게 진영외교에 치우쳐 외교의 균형을 잃게 되면, 안보와 경제에서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며 “동맹을 최대한 중시하면서도 균형 있는 외교를 펼쳐나가는 섬세한 외교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위태롭다고 평가하며 진정성있는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자고 제언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결국은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의 위기를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며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진정성있는 대화 노력으로 위기가 충돌로 치닫는 것을 막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남북관계가 파탄을 맞고 있는 지금 남북군사합의는 최후의 안전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언젠가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 간에도 군사합의를 더욱 발전시켜 재래식 군비까지 축소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남북관계 역주행…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양연설 이뤄지는날 올 것”

이날 행사에는 임동원 한반도 평화포럼 명예이사장, 한완상 전 통일원장관 겸 부총리, 백학순 김대중학술원 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등이 참석해 김영삼·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역대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주제로 축사를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인사들이 총집결했다. 이외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대표 등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을 주도한 문 정부 인사들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도 참석해 문 전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 당시 소회를 밝혔다.

임동원 이사장은 “9·19 평화공동선언 5주년을 맞는 우리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며 “남북관계 경색되고 역주행하고 있지만 다시 5대남북합의서가 실천에 옮겨질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완상 전 장관은 “5년전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문 전 대통령의 평양 연설을 들으면서 속으로 울었다”며 “ 대한민국 동맹이 평양시민 15만명 앞에서 꿈이 아니고 현실이길 바랐는데 지금 현실은 우릴 더 맘아프게 했다”고 전했다.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은 “햇볕정책은 우리에게 성공의 기억이며 한반도에서 전쟁위험, 핵전쟁위협이 고조될수록 민족 평화통일 번영 전략으로 필요성 커질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는 실천에 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과거의 5대 문서의 약속은 반드시 정부의 책임이고 역사의 책임”이라며 “그 약속이 마침내 실행되서 남북관계 신뢰가 회복되고 한반도 평화가 곁들수 있길 기대한다. 그때가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평양 연설이 이뤄지는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는 “제대로된 민주주주의 꿈이 선출된 권력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며 “평화경제의 꿈, 신한반도 경제지도의 꿈을 경기도가 앞장서서 할수 있는바 노력을 다해 5년전 평양공동선언 꿈을 이어가는데 최대한 힘쓰겠다”고 발표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쌓은 소중한 노력의 역사는 사라져선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 평화정책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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