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 시 ASML·TSMC 설비 원격 차단 가능"

첨단 반도체 90% 대만서 생산
미국 정부 측에서 우려 표명
ASML의 최대 고객사 대만 TSMC
  • 등록 2024-05-22 오전 8:00:47

    수정 2024-05-22 오후 7:44:45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유일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과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원격으로 설비를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미국이 두 국가에 관련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대응방안이 있느냐고 질문하면서 나온 것이다.

ASML 공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와 대만 정부에 “중국 침공시 세계 첨단 반도체를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ASML과 TSMC가 각각 이에 대한 방안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ASML은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에 대해 ‘킬 스위치’ 역할을 하는 전원을 원격으로 강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히며, 미국 정부 측을 안심시켰다고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ASML은 반도체 ‘슈퍼 을(乙)’로 불린다. 대당 2억1700만 달러(약 3000억원) 이상에 판매되는 EUV 노광장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SML만 생산할 수 있다. 시내버스 크기만 한 EUV 장비는 주기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야 하고 서비스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ASML은 특정 고객에게만 공동 서비스 계약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ASML은 올해부터 EUV 장비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장비의 최대 고객사는 TSMC다. EUV는 고주파 광파를 활용해 존재하는 가장 작은 마이크로칩 트랜지스터를 인쇄해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민감한 군사 용도에도 사용되는 칩을 만든다.

TSMC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반도체 생산시설이 중국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신속히 폐기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크류 TSMC 회장은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대만을 군사적으로 침략하는 이들이 있다면, TSMC 공장이 가동 중단 조치가 실시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현재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를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되면 첨단 반도체 생산이 고스란히 넘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상황을 진정시키려 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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