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중심의 국내 PB시장…진화 방향은

고물가 시대 이어지면서 소비자선호↑
공정위의 쿠팡 제재로 PB 상품 전환기
"중소 기업 협업, 브랜드 가치 제고 필요"
  • 등록 2024-06-24 오전 5:00:00

    수정 2024-06-24 오전 5:00:00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고물가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PB(자체브랜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PB 시장은 낮은 가격에 집중해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PB제품 우대와 관련해 제재를 가하면서 변환점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PB상품군이 저관여제품을 넘어선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저관여제품이란 소비자가 구매시 디자인이나 후기 고민없이 저렴한 제품 중심으로 구매하는 제품군을 말한다

롯데마트에서 소비자가 PB브랜드 요리하다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마트)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NIQ)가 최근 전국 6500개 소매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 국내 PB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1.8% 성장했다. 같은 기간 1.9% 성장에 그친 전체 소비재 시장보다 약 6배 높은 성장세다. PB로 갈아탄 소비자가 늘면서 같은 기간 NB(제조사 브랜드) 시장은 1.5% 성장에 그쳤다.

PB시장 성장세는 비식품보다 식품 카테고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비식품 부문의 PB시장 성장률은 7.4%였던데 비해 식품은 이보다 5%포인트 높은 12.4% 성장률을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들이 꼭 필요하지 않은 비식품 지출은 줄이고, 음식료품 등 필수재 위주의 소비활동은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이 PB 제품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NIQ가 전국 18세~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PB 구입 이유에 대해 물어본 결과,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47%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최근 공정위가 PB상품 우선 노출을 문제 삼아 쿠팡을 제재하자 가성비에 집중된 국내 PB시장 전체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건 사실이다. 공정위는 PB제품에 대한 제재가 아닌 우선노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앞세운 PB 전략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관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로 진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가성비를 넘은 PB 제품을 개발하는 모습이다. 특히 ‘웰니스’ 트렌드에 맞게 건강 식품 위주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소매업체 막스앤스펜서는 전문기업 조와 함께 14종의 유익균으로부터 확보한 50억 이상의 살아 있는 배양액이 담긴 발효 우유 ‘M&S푸드x조 구트샷(M&S Food x Zoe Gut Shot)’을 개발했다. 미국 알디는 케토식 식단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엘리베이션 케토 단백질 퍼프’라는 PB를 선보였다. 케토식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식단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선진국은 전체 소비재시장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로 높다”며 “역사가 오래돼 트렌드를 반영한 PB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국내 PB 상품은 아직까지 매출비중이 작고 저관여제품에 쏠려있다”며 “국내 PB가 성장하기 위해선 중소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에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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