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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우리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년에 언제, 얼마나 금리를 인하할지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최근 영국에서 소비자물가가 다시 소폭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나자 이번에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6% 상승해 올해 3월(3.2%)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내외적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본 뒤에 금리 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2개월 연속 물가상승률이 연 2.6%를 나타내면서 동결을 결정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란은행은 당초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정했다.
영란은행은 보도자료에서 “남아 있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느리게 해소되고 있다”며 “과거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세계적 충격이 어떻게 해소될지, 그리고 그에 따라 국내 인플레이션 압박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계속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란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백악관 귀한을 예고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분쟁, 노동당 정부의 예산안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영란은행은 이번 결정으로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에 다시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해 보다 비둘기파적인 입장에 서게 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