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난동' 14명 사상자 낸 최원종, 무기징역 확정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행인들을 차로 들이받고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에 대해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행인들을 차로 들이받고 백화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이날 오전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원종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9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차에 치인 김혜빈(사건 당시 20세) 씨와 이희남(당시 65세) 씨 등 여성 2명이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1심은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최원종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대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일으키게 했고, 사건 발생 직후 테러를 예고하는 게시글이 온라인상에 빈번하게 올라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을 고려하면 가장 무거운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해할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은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사형 이외의 형벌로서 가장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택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고 자유를 박탈함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은 조현병 발현에 의한 심신미약은 인정했지만, 그에 따른 감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도 양형에 대해서 같은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수감생활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고자 사형 외 가장 무거운 형벌인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며 “이 법원이 숙고를 거듭해 내린 결론도 원심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 동기인 조현병 증세와 망상 정도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 대한 사형 선고가 유일한 선택임을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정당화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부연했다.

대법원도 1·2심이 선고한 무기징역형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양형이라고 볼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