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여당에선 ‘이재명의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평가했고, 이 대표 측근 그룹에서는 “굉장히 큰 충격”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검찰 측은 이 대표의 구속 사유가 충분한데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쌍방울 유착’ 등 다른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리스크에 대한 민주당 내 ‘캐스팅 보터’가 확인된 만큼 이들을 어떻게 끌어안느냐가 이 대표의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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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됐다.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이 표결은 1시간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부’(可否)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표가 2장이 나오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 끝에 발표된 표결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출석 인원 297명 가운데 찬성 139명·반대 138명으로 부결됐지만, 무효와 기권 표가 각각 11표, 9표가 나왔다. 당초 민주당이 목표로 했던 반대 표는 175표(불참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 제외), 최소 170표는 나올 것이란 예측을 한참 벗어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민주당의 방탄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과반수를 넘겨야 처리되는 것 때문에 부결됐지만 사실상 체포동의안 처리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대표에게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오늘 표결 결과는 민주당에 아직도 공당으로서 의무감과 양심이 일부는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깨끗이 사퇴하고, 사법절차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엔 부결됐지만…`이재명 책임론` 불거질 듯
예상치 못한 결과에 민주당 내에선 이미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은 격앙된 심기를 내비쳤다. 친명계 측근 중 한 의원은 “크게 실망했다. 일부에서 조직적으로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당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며 “굉장히 충격적이다. 이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친명계 의원도 “(이탈한 의원들을) 몽둥이로 때려버리고 싶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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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구속영장 청구 대상이 된 혐의 외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비명계에서 ‘체포동의안 부결 후 이 대표의 책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것도 고려하면 ‘이재명 책임론’은 계속해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민주당 원로들도 이 대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 바 있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지난 22일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뭉쳐 이를 부결시키되, 다음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당 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