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만에 재가동되는데 대통령실 불참…'반쪽' 고위당정될 듯

22일, 8월 중단 후 석달 만에 고위당정 재개
한덕수·한동훈 등 당정만 참석하고 용산은 불참키로
자영업자 대책·트럼프 행정부 대응 등 논의
  • 등록 2024-11-21 오후 5:19:43

    수정 2024-11-21 오후 5:19:4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멈춰섰던 고위당정협의회가 석 달 만에 재개된다. 갈등 봉합 분위기 속에 모처럼 마련된 자리지만 대통령실은 일정을 이유로 참석을 미뤄 반쪽짜리 행사가 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22일 민생대책점검 당정협의회를 연다. 이 자리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김상훈 정책위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여당 최고위급이 참석한다. 이번 당정협의회에선 서민금융 정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대책, 소액주주 보호 방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리는 건 석 달 만이다. 당정은 올 5월부터 한동안 국무총리와 여당 지도부,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이 참석하는 고위당정협의회를 매주 열고 국정 전반을 논의했다. 하지만 7월 한동훈 지도부 출범 후 개최가 뜸해지더니 8월 말 이후론 아예 중단됐다. 한 대표의 윤 대통령 독대와 의대 증원을 둘러싼 당·정 이견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다.

특히 8월 25일 마지막 당정협의회에선 의대 증원을 두고 한 총리와 한 대표가 논쟁을 벌인 걸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조정실장 간 정책협의체는 계속 가동됐지만 고위당정협의회보단 무게감이나 속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모처럼 마련된 당정협의회지만 대통령실에선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민생 현안이 시급한 만큼 여당과 정부가 속도감 있게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하면 대통령실도 유연하게 소통하겠다는 게 용산 생각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필요시에는 대통령실을 포함한 당정 간 소통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선 당·정 갈등이 일단 봉합되는 국면에서 고위당정협의회가 재개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동안 대통령실을 향해 날을 세워왔던 한 대표는 이달 초 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엔 대통령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삼가고 있다. 대통령실도 기자회견 이후엔 소원해졌던 당·정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뜻을 표명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도 정부·여당이 자중지란을 멈추고 대야(對野) 단일대오를 구축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당·정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윤 대통령 내외 비판 글이 대표적이다. 이 글의 게시자가 실제 한 대표 가족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내 친윤계(친윤석열계)에선 당무감사를 주장하며 한 대표에게 공세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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