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국무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앞서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남북미 3국이 함께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강경 태도를 놓고 연이어 ‘중국 배후설’을 제기하며 불쾌감을 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첫번째 (북중) 회담은 모두 알았지만 두번째 회담 개최는 아무도 몰랐다”며 “이후 (김 위원장의) 태도가 달라졌다. 나는 이에 대해선 기분이 좋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에 대해 종전선언에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고리로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종전선언의 주체 문제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지만 중국을 제외하는 것에 실익이 없다는 점에는 의견이 모아진다. 정세현 전 장관은 앞서 한 학술회의를 통해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계속해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처음부터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중국에 자격을 주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전협정에 서명한 당사자만 반드시 종전선언의 주체가 될 필요는 없다”며 “종전선언의 주체 문제 역시 전략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한다면 실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이후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중국의 의사가 반영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