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수사 한창인데…다크웹·위커로 성착취물 유포한 20대 공익 덜미

텔레그램 外 SNS로 수사망 넓힌 경찰, 성착취물 유통 정황 적발
압수한 성착취물 등 음란물 1TB…동영상·사진 1만9000개
22일까지 436건 수사해 340명 검거
  • 등록 2020-04-23 오후 4:30:00

    수정 2020-04-23 오후 4:3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커(Wickr)를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유포한 20대 사회복무요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해당 피의자는 n번방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한창인 지난달 중순부터 범죄를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다크웹 사이트와 위커 등을 이용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판매한 피의자 A(23)씨를 검거해 오는 24일 정보통신망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위커는 텔레그램보다 보안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익명 SNS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보름간 다크웹 사이트에 성착취물 판매글을 게시했고, 이를 보고 접근한 사람들과 위커를 통해 대화를 나눈 뒤 암호화폐를 받고 성착취물 영상과 사진이 있는 클라우드 서버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압수된 성착취물 등 음란물은 1TB(테라바이트)규모로, 약 1만9000여건의 동영상과 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7일 구속된 A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해 범행에 이용하거나 하는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개인정보유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범죄 사실에 대해 A씨가 복무 중인 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로부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구매한 사람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글로벌 IT기업과 가상통화거래소 등으로부터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경찰이 텔레그램을 활용한 아동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건 ‘n번방(박사방)’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한 후 유포자들이 텔레그램을 벗어나 디스코드나 위커 등 다른 해외 SNS를 이용하고 있는 정황이 발견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다크웹과 해외 보안 메신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상태다.

경찰청은 지난달 발족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 기술지원팀을 설치해 국내외 보안 메신저의 특성과 기능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위커를 활용한 피의자 역시 다크웹 사이트를 모니터링하던 중 불법 행위를 확인해 수사에 착수, 검거했다, 여기에 글로벌 IT 기업 공조전담팀‘을 가동해 글로벌 IT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다크웹 사이트나 해외 보안 메신저 등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며 “경찰은 현재 41개 다크웹 사이트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성착취물 생산자 및 유포자는 물론 가담·방조자도 검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22일 오전 기준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건 436건을 수사해 340명을 검거했다. 이 중 51명은 구속됐다.

피의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42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106명), 30대(72명), 40대(14명), 50대 이상(6명)이 뒤를 이었다. 피해자의 경우 신원이 특정된 165명 중 10대가 81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6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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