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콜’ 민주당, ‘아직’이라는 정의당…‘김건희 특검’ 신경전 (종합)

특검 `캐스팅보터` 정의당, 민주당과 신경전
정의 "50억 클럽 먼저…김 여사, 특검이 최선 아냐"
이재명, 비공개 회의 열고 대책 논의도
  • 등록 2023-02-13 오후 6:52:00

    수정 2023-02-13 오후 6:52: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13일 ‘김건희 특검’을 두고 샅바 싸움을 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특검 추진을 위해 정의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 정의당은 곽상도 전 의원 관련 ‘50억 클럽 특검’에는 찬성하지만 김 여사 특검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열린 제28차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50억 클럽 특검’ 추진에 대한 세부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김건희 여사는 죄가 있어도 신성불가침인 것이냐”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판결 이후 특검에 속도를 붙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169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도 고민이 크다. 국회법상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 소속 의원 5분의 3 이상(법사위 18명 중 11명)의 찬성이 있으면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는데, 캐스팅보터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방법이 법사위를 우회하는 것이다. 재적 의원 5분의 3, 즉 180표 이상을 확보하면 법사위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안건을 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선 6석을 갖고 있는 정의당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날 정의당 측과 접촉면을 늘리며 구애에 나섰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건희 특검 및 50억 클럽 특검 등 ‘쌍특검’에 대한 민주당의 의견을 전달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날 연설에서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는 윤석열 검찰, 야당 대표는 ‘불송치’ 결정이 끝난 사건도 들춰내면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급기야 전직 검사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 수수’가 무죄라는 판결까지 나왔다”고 언급했듯, 민주당은 검찰의 현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정의당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은 아직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장 수석은 “(민주당과)인식 같이 하는 건 김건희 여사 수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부분”이라면서도 “방법의 문제인데, 특검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 조차 안되고 있는 50억 클럽부터 (특검을) 추진하는 게 좋다는 게 당내 의견이라 그 부분에 집중해 법안 발의할 예정”이라며 “(김건희 특검과) 묶어서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민주당은 지금이 특검 타이밍이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김 여사의) 소환 조사부터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정의당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주재 비공개 회의를 열고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해당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의당에선 50억 클럽에 대한 특검 의지를 표명 했는데, 김건희 특검 부분 대해선 약간 신중한 입장”이라며 “그 부분(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정의당도) 필요성을 인정할 것이라 보고, 원내대표가 좀 더 정의당과 협의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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