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도 나가라"…李 체포안 후폭풍, `배신자` 프레임에 몸살

체포동의안 이탈표에 개딸들, 색출 작업 나서
강경파 의원들도 "당연히 할 수 있는 일" 옹호
비명계 "공천 거래 안되니까 반란? 듣기 거북"
박홍근 "단결·단합 저해 언행 자제해야"
  • 등록 2023-03-02 오후 4:35:56

    수정 2023-03-14 오전 9:02:59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 내홍이 연일 격화하고 있다. 특히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색출 작업에 나선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이른바 개딸들은 이낙연 전 대표를 ‘반란의 씨앗’이라고 규정하며 영구 제명 서명까지 나섰다.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은 이 같은 강성 지지자들의 행보를 부추기는 분위기도 형성됐고, 비명계 의원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당 내 분열 양상이 지속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당 결합에 저해되는 언행들은 자제해야 한다”며 중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기다리며 논의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친명계, 당 이탈표에…“올바르지 않은 정치, 배신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민주당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이번엔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 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2일 오후 4시 현재 3만 5000명 넘는 당원이 동의했다. 동의 인원이 5만명을 넘으면 이와 관련해 지도부가 답해야 한다.

청원자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지금 이 대표가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며 “사실 대장동 사건과 이 대표는 무관하다는 것이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는 아직까지도 사과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자기 사람들을 이용해서 이 대표를 제거할까 궁리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동의안(표결)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검사독재정권에 갖다 바친 것 또한 이 전 대표고, 민주당에서 반드시 강제출당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징계 요구 청원과 비슷한 맥락의 주장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현재 확인되지 않은 ‘비명계 리스트’를 SNS를 통해 공유해 나가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체포동의안 이탈표로 추정되는 비명계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탈표를 던진 것 자체가 국민의힘과 언론에서 민주당 분열 프레임으로 만들어 공격하는 빌미를 줬다고 본다”며 “앞에서는 부결한다고 해놓고 뒤에서는 갑자기 비밀스런 행동으로 (이탈) 표를 모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올바르지 않은 정치”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이 공천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말하나 마나 한 얘기”라며 “의원들이 공천에 대한 생각이 굉장할 정도로 크다. 그래서 그 부분이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강경파 의원인 김용민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총선에서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선택에 따라서 심판, 그분들이 심판하실 수 있게 당은 길을 열어주는 게 중요하다. 당원들이 공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금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탈표로 추정되는 이들에 대한 심판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저는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건 의원들이 배신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신념을 배신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 가지고 있는 시대적인 과제, 시대적인 책임을 배신했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을 배신한 것들에 대한 어떤 확인하는 과정이나 여기에 문제제기하는 과정은 당원으로서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 강성 지지자들을 옹호했다.

비명계 “듣기 거북스럽다”…지도부는 ‘단결’ 강조

이 같은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의 행보에 대해 비명계 의원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표적 비명계 의원으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표결 이후에 소위 친명 쪽이라고 하는 일부 의원들이 그 ‘공천권 보장을 거래하려다가 그게 안 되니까 뭐 이런 반란을 일으켰다, 비열한 트릭을 썼다’ 이렇게 아주 좀 듣기 거북살스러운 말들을 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이 되려면 경선과 본선이라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경선만 생각한다면 현 지금 경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은 체제, 말하자면 지금 현 체제에 가급적 협조적인 게 더 편할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경선만 된다고 본선에 당선되나. 그게 아니지 않나. 민주당 간판 달고 과연 본선에서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을까, 이걸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갈등이 표면화하자 당 지도부는 봉합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신과 불안을 잠재우면서 당이 더 단단히 하나로 되는 것이다. 그보다 더 급선무는 있을 수 없고, 단결과 단합을 저해하는 언행들은 서로 자제해야 한다”며 “이 대표도 사실도 아닌 명단을 유포하고 공격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언급하지 않았나. 이 대표를 아끼는 당원들도 충분히 알아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대표가 이번 본회의를 앞두고 30여명을 개별적으로 만나 왔다고 들었는데, 개별적 만남을 더 깊게 자주 해야 할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라며 “향후 당내 여러 의견그룹과 만나는 등 단합을 위해 소통하는 장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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