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온다…‘사상 최대’ 중국 수출, 고점론 점화

작년 中 수출액 5015조원 기록, 전년대비 7.1%↑
“수출입 양과 질 개선” vs “저가 밀어내기식 수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시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우려
  • 등록 2025-01-13 오후 4:11:23

    수정 2025-01-13 오후 6:44:3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지난해 중국 수출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중국 정부는 대외 무역이 고품질 발전을 이뤘다며 높이 평가했지만 밀어내기식 물량 공급으로 이뤄낸 결과일 뿐이란 외부 시각이 있다. 올해 미국의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관세 폭탄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한 항구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선적 대기 중이다. (사진=AFP)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25조5000억위안(약 5105조원)으로 전년대비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수출액은 8년 연속 증가세로 25조위안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은 제조업으로 전체 98.9%를 차지했다. 기계·전기 제품 수출은 1년 새 8.7% 증가했는데 산업용 로봇(45.2%), 3D 프린터(32.8%), 전기차(13.1%) 등 첨단기술 제품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중국은 지난 2023년 수출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때도 있었지만 지난해 반등 후 꾸준히 성장하며 경제 뒷받침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0.7% 증가해 전월 증가폭(6.7%)은 물론 시장 예상치(7.3%)을 크게 넘기도 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18조3900억위안(3681조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수입 증가는 그만큼 내부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지난해 12월 수입은 1년 전보다 1.0% 늘어 시장 예상치(-1.5%)를 웃돌았고 9월(0.3%)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플러스 성장했다.

신년과 춘절(음력 설)을 맞아 소비재 수입액이 같은 기간 14.4% 증가하면서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수출입을 합한 무역수지는 7조6000억위안(약 1521조원)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역대급 수출 증가와 무역 흑자를 두고 대외 무역이 크게 성장했다고 자평했다.

왕린쥔 해관총서 부국장은 “중국은 150개 이상 국가·지역의 주요 무역 파트너가 됐고 우리 성장률은 세계 주요 경제국 중 비교적 빠르다”며 “수출입 제품 구조는 최적화·업그레이드되면서 양과 질의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 수출 호조가 업체들의 저가 공급, 해외의 사재기 구매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위안화 약세 속 해외에서 구매자를 찾아 가격 인하를 통해 침체한 국내 수요를 보상할 수 있었다”며 “연말 (수출) 강세는 무역 위험 고조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에서 재고를 늘리려는 공장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말 중국의 수입이 증가한 이유도 중국이 구리, 철광석 같은 원자재를 비축하려는 저가 매수 전략의 일환이라고 봤다.

올해도 중국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이달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곧장 무역 갈등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의 관세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다음 주에 취임하면 중국산 제품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적어도 미국과의 직접 무역은 마지막 고점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의) 징벌적 관세는 중국 기업의 수출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고 이는 무역 긴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왕 부국장은 미국의 중국 과잉 생산 논리와 관련해 “일부 국가들의 반복적인 과대 선전은 글로벌 산업 협력과 생산·공급망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보호무역주의”라고 비판하며 “올해 불확실한 대외환경에도 중국 수출은 계속해서 회복력과 활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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