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카페트·레스토랑 회원권까지…NFT 열풍 가속화

미 레스토랑, NFT 적용 회원권 출시
UAE, 교황에 선물한 카페트 NFT 판매해 구호기금 조달
나이키·월마트·게임스톱 등 각계서 NFT 진출 잰걸음
NFT 시장 작년 49조원 급성장…"올해 더 커질 것"
  • 등록 2022-01-17 오후 5:21:44

    수정 2022-01-17 오후 9:13:1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 열풍이 가속화하고 있다. 예술품 거래에 활용되던 NFT는 이제 레스토랑 회원권, 구호기금 모금, 게임 아이템에도 사용되며 다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NFT는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 등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신종 디지털 자산으로, 일종의 ‘디지털 정품·소유 인증서’다. NFT를 작품·제품에 적용하면 소유권과 거래이력이 명시되기 때문에 나만의 디지털 작품·제품을 갖게 되는 셈이다.

(사진=AFP)
미 레스토랑, NFT 적용 회원권 출시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뉴욕 맨해튼에 개장할 예정인 회원제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 플라이피쉬 클럽(Flyfish Club)은 최근 NFT를 적용한 회원권을 선보였다.

회원권은 두 종류다. 레스토랑 및 칵테일 라운지 등 기본적인 시설 이용이 가능한 스탠더드 회원권은 2.5이더리움, 한화로 1000만원 상당의 가격에 팔렸다. 프리미엄 회원권은 4.25이더리움(약 1700만원)으로 오마카세(셰프가 만든 멀티코스 스시 식사)를 제공하는 개인실 이용까지 가능하다.

레스토랑을 관리하고 있는 VCR그룹은 총 1501개의 회원권 NFT를 발행했는데 출시와 함께 조기 매진됐다. VCR그룹은 이를 통해 1500만달러(한화 약 179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들 회원권은 오픈씨(OpenSea)라는 2차 시장에서 이미 프리미엄이 붙어 재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14일 오후 기준 스탠더드 회원권 가격은 1만 3600달러(약 1622만원), 프리미엄 회원권은 2만 9500달러(약 3520만원)까지 치솟았다.

NFT 회원권은 어디까지나 14일 전까지 예약할 수 있는 권한만 부여한 ‘입장권’이다. 실제 음식 가격은 미 달러화 등으로 따로 계산해야 한다. 데이비드 로돌리츠 VCR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회원권의 NFT화는 다른 많은 클럽들이 추종하고 싶어지는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전문가이자 러트거즈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인 메라프 오자이어도 “NFT를 이렇게 사용하는 것이 (현재는) 새로운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들이 이를 따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NFT는 구호기금을 모금하는 데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닷컴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파티마 빈트 모하메드 빈 자예드 이니셔티브’는 지난 14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가 2016년 9월 프랑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한 폰티펙스 카페트를 NFT로 판매했다.

이는 겨울철 아프가니스탄 여성·아동 등 취약 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행사로 해당 제품은 25이더리움, 당시 시세로 약 8만 2000달러(약 9783만원)에 팔렸다. 카페트 원본은 교황청에 그대로 남아 있지만 구매자들은 NFT가 적용된 165cm 크기의 축소 복제품을 받게 된다.

내년 상반기 미국 뉴욕 맨해튼에 개장할 예정인 회원제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 플라이피쉬 클럽(Flyfish Club)이 이번 달 판매한 NFT 적용 회원권. (출처=플라이피쉬 클럽 홈페이지)
나이키·월마트 등 각 업계 NFT 진출 잰걸음

이처럼 초창기 예술품 등에 국한됐던 NFT 열풍은 최근 게임,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의류 등 다양한 산업 부문으로 확산하고 있다.

게임스톱은 올해 안에 게이머들을 위한 NFT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하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나이키는 지난해 11월 초 가상 브랜드 운동화와 의류를 판매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의류 브랜드 갭(Gap)은 상징적 로고를 새긴 맨투맨 티셔츠의 NFT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달 언더아머와 아디다스가 내놓은 NFT 데뷔작은 조기 매진됐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는 지난해 4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에 대한 보증을 NFT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12월 30일 미국 특허청(USPTO)에 전자제품, 스포츠용품, 장난감, 장식, 개인관리 용품 등 가상제품 판매를 위한 7개 특허 출원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월마트는 또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및 NFT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NFT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시장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NFT 시장 추정치를 269억달러에서 410억달러(약 49조원)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해 순수 예술품·골동품 판매액 500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올해 NFT 시장은 지속 성장·진화하고, 다양한 투자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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