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휴가는 다 끝나도 '얼큰이'는 남는다…강지만 '휴가'

2022년 작
14년 전 일상으로 엿본 작가 캐릭터의 과거
뚱한 표정서 애써 읽어내야 하는 '희로애락'
세월 흘러도 친숙한 위트와 풍자는 그대로
장지 돌가루로 질감·색감 내는 치밀 작업도
  • 등록 2022-09-13 오후 6:57:54

    수정 2022-09-13 오후 7:03:29

강지만 ‘휴가’(Vacation·2022)(사진=이상원미술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얼큰이’의 과거가 공개됐다. 세상이 마구 던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커져 얼큰이가 됐다는 슬픈 사연을 가진 이 캐릭터는 작가 강지만(47)이 20여년 전부터 품어온 ‘페르소나’. 감았는지 떴는지 구분이 안 되는 눈, 그 뚱한 표정에서 애써 읽어내야 하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특징이다.

한 가지 비밀이라면 결코 늙지 않는다는 거랄까. 사실 더 있다. 나이·성별을 넘나든다는 건데. 수염 삐죽한 중년남성으로, 날아갈 듯한 체구의 소년으로, 단발머리 휘날리는 소녀로까지 변신이 자유롭다. 어떤 외양인가에 따라 스토리도 제각각인데, 결국 모든 세대의 무수한 생각과 일상, 고민을 다 안고 있는 거다.

푸른 물결 위에 동동 떠 있는 ‘휴가’(2008)는 14년 전 얼큰이의 일상. 세월이 흘러도 친숙한 위트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장지에 돌가루를 두껍게 얹고 안료로 채색하는 작가의 기법도 그대로다.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돌가루를 얼마나 어떻게 입혔는가에 따라 질감·색감은 물론 무게감까지 조절해야 할 만큼 치밀한 작업이다.

10월 23일까지 강원 춘천시 사북면 이상원미술관서 윤기원·이재열과 여는 3인전 ‘오! 즐거운 세상: 변형된 세계’에서 볼 수 있다. 원주시 문막 후용리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세 작가가 10년 전 의기투합해 만든 ‘후용아트팩토리’ 시절을 더듬는다. 장지에 돌가루·채색. 127×82㎝. 이상원미술관 제공.

강지만 ‘홀릭 속으로’(Into the Holic·2012), 장지에 돌가루·채색, 130×90㎝(사진=이상원미술관)
강지만 ‘바람’(2015), 장지에 돌가루·채색, 85×120㎝(사진=이상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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