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민속을 어떻게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을지가 국립민속박물관의 주요 화두라고 생각한다. 뉴트로(옛것을 최근 트렌드로 재해석) 등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적 접근법을 박물관 전시에도 적극 활용하겠다.”
| 김종대 신임 국립민속박물관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2021 국립민속박물관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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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 신임 관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1984년부터 2004년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민속연구과장, 전시운영과장 등을 거쳤다. 중앙대 민속학과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도깨비에 대한 많은 연구 성과를 쌓아온 우리나라 대표 민속학자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김 관장은 박물관의 미래 전략 방향을 ‘민속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재현하다’로 삼고 관련 계획을 설명했다.
김 관장은 미래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경기 파주 헤이리에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개관과 어린이 박물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열린 수장고’,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박물관 수장고를 주제로 한 어린이 체험놀이 공간인 ‘특별한 집, 수장고’와 유물과 보존 환경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열린 보존과학실’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주 박물관은 오는 7월 23일 개관한다.
김 관장의 포부에 맞춰 국립민속박물관 상설 전시관2 ‘한국인의 일상’도 ‘한국인의 일 년’으로 전면 개편됐다. 전시는 ‘한국인의 일 년’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드러내는 세시풍속을 보여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 ‘경진년대통력’과 흐르는 물에 몸을 씻어 나쁜 기운을 털어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인 ‘수계’ 모습을 그린 ‘수계도권’ 등 문화재를 통해 민속을 재조명한다. 강원도에서 실제 가져온 우리나라의 고유 농기구 ‘겨리쟁기’, 제주 영등굿에 등장하는 ‘띠배’ 등도 가져와 현장감을 더했다.
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것은 실감형 전시콘텐츠다. 전시실에 전시된 각 유물들이 실제 계절별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 수 있도록 재현한 실감형 영상들을 가득 담았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 곳곳에 사계절 풍경 영상을 배치해 각 계절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동해안의 미역채취에 쓰이는 떼배 전시 공간에는 파도를 실감 영상으로 표현해 마치 바다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입구에는 장승을 설치해 박물관의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내고자 했다. 김 관장은 “이전에는 장승이 전시관 내 통로 사이에 있었는데 거기에 있을 유물이 아니다”며 “관람객이 박물관에 와서 현관에 들어왔을 때 어떤 박물관에 들어왔는지 알 수 있도록 장승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목장승이 거의 없다”며 “이런 오래된 장승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이 박물관의 자랑거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