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비판에 지지율까지…이재명, `檢 소환` 정면승부 택했다

이재명, 檢 소환 예정일 이틀 앞두고 입장 발표
"당당하면 조사 응해라"…비명계 비판 분출
지지율 연일 하락세, `이재명 리더십` 심판대에
與 "조사 일정 고른다? 범죄자 동네 마실 나가나"
  • 등록 2022-12-26 오후 6:38:39

    수정 2022-12-26 오후 7:47:34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검찰의 소환 통보를 두고 강하게 반발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최근 자신을 둘러싼 당 안팎 여론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비명계(비이재명계)의 반발이 계속되고, 이달 들어 당 지지율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 출석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 대표는 지난 22일 검찰의 소환 통보 이후 “윤석열 정권이 노골적인 야당 파괴에 나섰다”는 원론적인 비판만 하며 닷새 간 출석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오히려 이 대표의 입장 발표 직전까지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선 검찰의 출석 통보를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용 수사’ 등으로 규정하며 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경한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소환 통보 날짜를 이틀 앞두고 검찰의 수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검찰이 체포동의안 제출 수순을 밟고, 민주당이 이에 대해 당 차원 대처를 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즉 자신의 리스크가 당에 이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비명계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를 두고 비명계에선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검찰의 정치공작을 비판하고 있는 만큼 검찰 공세에 뒷걸음질 치지 말아야 한다”며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생즉사 사즉생’ 각오로 당당하게 수사에 대응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당 내부뿐만 아니라 밖의 사정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많아지며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12월 19~23일 조사)에 따르면 12월 4주차 민주당의 지지율은 42.9%로 직전 조사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10월 첫주(49.2%)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고, 국민의힘과 격차도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이 대표가 직접 출석이 아닌 서면으로 조사를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28일 이 대표의 광주지역 순회 일정이 잡혀 있는 만큼 일정 조율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조사 시기와 더불어 서면 조사할지, 출석할지 등 조사 방식 문제는 검찰과 협의할 것이고, 원래 다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검찰이 협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통지해 납득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게 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이 없다며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말의) 결론은 ‘일단 지금은 가지 않겠다’이다”라며 “범죄 피의자가 동네 마실 나가듯 소환 조사 일정과 방식을 고르겠다는 태도를 국민들이 어찌 납득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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