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 1년…왜 다른 카드사는 도입하지 않나요[궁즉답]

애플페이 한국 도입 1년 맞아…여전히 현대카드만
NFC 결제방식만 활용…국내 보급률 10% 수준 그쳐
유일하게 카드사 수수료 받아…실적 압박 카드사 ‘부담’
현대카드 소기 성과에 도입 고민하는 카드사들도
  • 등록 2024-03-27 오후 3:15:21

    수정 2024-03-27 오후 3:16:39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현대카드와 애플이 협력해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지 약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이후 애플페이를 도입한다고 나서는 카드사는 아직 없는데요, 확산이 좀처럼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또 다른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할 가능성은 없는 건지 궁금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애플페이가 한국에 상륙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아이폰 이용자도 ‘삼성페이’를 활용할 수 있는 갤럭시 이용자처럼 지갑 없이 휴대전화만 들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카드사에서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인프라 부족이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인프라 부족을 이해하기 위해선 애플페이의 결제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방식만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결제 단말기 가까이에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가져다 대면 결제되는 방식이죠. NFC 방식은 교통카드 결제를 떠올리면 됩니다. 반면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말기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입니다. 애플페이는 NFC 결제만 지원하지만, 삼성페이는 NFC와 MST 결제방식의 단말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 도입 이후 국제 간편결제 규격인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카드) 컨택리스(비접촉 결제) 방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다른 카드사들도 새로운 카드 상품을 출시할 때 NFC 결제 방식을 활용하는 EMV 컨택리스 결제 기능을 필수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NFC 결제 단말기 가맹점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NFC 단말기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2년 기준 △호주(99.4%) △싱가포르(99.3%) △영국(96.7%) △홍콩(96.6%) △캐나다(93.7%) 등 주요국의 EMV 컨택리스 결제 비중은 90%를 웃도는 것과는 상반된 상황입니다.

NFC 결제방식이 가장 만연하게 사용되는 교통카드 기능이 애플페이에는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애플은 현재 보안상의 이유로 아이폰의 NFC를 오직 애플페이만 연동이 되도록 했습니다. 반면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NFC를 개방해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 활성화를 위해선 지하철 개찰구나 버스에 설치된 단말기를 애플페이 결제할 수 있는 EMV 규격 단말기로 교체해야 하지만,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교통카드 사업자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기 위해 비용 부담을 지고 EMV 규격 단말기로 교체할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인프라 부족과 함께 수수료 부담도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애플페이는 간편결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애플에 지불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는 중국(0.03%)이나 이스라엘(0.05%)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수수료 부담이 생기는데 가맹점은 적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최근 사업을 벌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금리가 인상되면서 생긴 부담과 카드론 등의 대출 연체율 상승, 소비심리 둔화 등으로 실적 압박이 큰 카드사 입장에선 도입 부담이 더 컸던 셈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일부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애플페이를 유일하게 도입한 현대카드가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카드의 해외 결제액(개인 신용카드 회원 기준)은 지난해 2조 7258억원으로, 1년 전 1조 5593억원에서 75% 급증했습니다. 이 기간 다른 카드사는 평균 38% 성장했습니다.

업계는 앞으로도 애플이 국내 애플페이 수수료를 낮추거나 전용 결제 단말기 보급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 결제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 결제시장에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란 게 이유입니다. 이에 앞으로 다른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두고 비용 부담과 기대 수익을 끊임없이 저울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 이메일 : jebo@edaily.co.kr
  • 카카오톡 : @씀 news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