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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삼쩜삼’과 같은 세무 관련 플랫폼 사업자가 활개치지 못하도록 사전에 대응하겠다.”
“‘삼쩜삼’ 등 플랫폼기업의 불법적인 유사 세무대리가 기승을 부리면서 세무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플랫폼이 세무법인과 제휴해 세금환급 신청대행으로 불법세무대리와 세무대리시장을 교란하는 것을 차단하겠다.”
최근 한국세무사회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 3명의 공약이 전부 세무 플랫폼에 부정적인 내용이어서 관련 스타트업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세무 플랫폼이 기존 세무대리시장을 교란시켜 세무사들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들은 특히 ‘삼쩜삼’을 불법적인 사례로 지목하며 비판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2021년에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를 불법 세무대리 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세무사회는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이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세무 플랫폼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규모여서 매우 조심하는 분위기다. 세무사회 선거 진행 과정에서 세무 플랫폼이 ‘공공의 적’으로 인식돼 논란이 되자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일부 플랫폼들은 최근 홍보와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주목을 피하려는 모습이다.
한 세무 플랫폼 관계자는 “세무사회 회장 선거는 큰 이벤트인데 후보들이 모두 표심을 잡기 위해 세무 플랫폼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리로선 말 한마디도 매우 조심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플랫폼을 ‘내부의 적’으로 만들어 표심을 집결하려는 시도 아니겠느냐”며 “플랫폼들에게도 영향이 있으니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A비대면진료 플랫폼 대표는 “세무 분야도 마찬가지이나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들은 직역단체들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가져가기 너무 힘들다”면서 “앞뒤 따지지 않고 ‘악의 축’으로만 몰면 발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들을 바라보는 직역단체의 시선이 부정적이기만 하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이용자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생기긴 어렵다.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서비스를 접었지만, 결국 최종 무죄 판결이 난 ‘타다 사태’만 봐도 그렇다.
이런 생각이 든다. 모든 기준을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법과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시도가 계속 이어져야 기득권을 가진 직역단체들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