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 여사 무혐의, 제2의 BBK"…檢총장 "항고시 수사지휘"[2024국감]

법사위 대검 국감서 野 파상공세…"검찰 이제 문닫아야"
檢 총장 "항고시 철저 지휘"…與 "野, 李 수사검사 탄핵"
野 주도 김 여사 동행명령장 발부…與 "망신주기" 반발
  • 등록 2024-10-21 오후 1:10:10

    수정 2024-10-21 오후 5:51:25

심우정 검찰총장(왼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한 후 돌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송승현 기자] 21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탄핵 대상으로 지목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사건 무혐의 관련해 날 선 공세를 폈다. 심 총장과 여당은 수사팀을 방어하며 야당의 계속된 검사 탄핵 시도를 비판했다.

야당은 이날 국감 시작 직후부터 증인으로 불출석한 김건희 여사와 모친인 최은순씨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강행하며 강공 기조를 유지했다. 여당이 반발했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 동행명령장 발부를 막을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위원장은 “김 여사와 최씨는 다른 증인에 비해 중요한 증인”이라며 “국회는 국회의 권한을 국민과 함께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동행명령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김 여사와 최씨의 경우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고 왜 나오는지도 알려지지 않았기에 불가피하게 동행명령장 발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동행명령을) 충분히 예상했지만 대검 국감에서 하는 것은 굉장히 유감”이라며 “집행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망신주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현재 영부인이기 때문에 (동행명령장 발부는) 우리가 좀 조심해야 된다”고 우려했다.

동행명령장 발부되고 국회 사무처 직원들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으로 이동했고, 민주당 장경태·이건태·이성윤 의원이 이후 여기에 합류했다. 다만 실제 동행명령장은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은 동행명령을 거부하거나 고의로 동행명령장 수령을 회피하는 경우 등을 ‘국회모욕죄’로 규정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야당은 추후 김 여사 등에 대한 법사위 차원의 고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野 “檢 무혐의 발표, 김 여사 변론 요지서 같더라”

야당은 이와 별도로 검찰의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처분에 대해 심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처분을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BBK 의혹에 비유하며 “검찰의 흑역사가 또 하나 기록된 것”이라며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검사 출신인 같은 당 이건태 의원도 “(심 총장이) 거악 수사를 위해 검찰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릎 꿇는 검찰에게 어떻게 수사권을 주나”며 “심 총장 손으로 검찰의 문패를 내릴 시간이 올 것 같다. 그 책임은 심 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있다”고 힐난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이성윤 의원도 “검찰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이제 수명을 다해 문을 닫아야 한다. 없어질 검찰에 대해 국감을 해야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심우정이 죽어야 검찰이 산다”고 성토했다. 그는 “김 여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사망선고”라며 “(무혐의 관련 4시간 검찰 브리핑은) 마치 김 여사 변론 요지서 같았다”고 맹비난했다.

김용민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 발표 시 ‘압수수색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허위 논란에 대한 직무감찰을 촉구했다. 그는 심 총장을 향해 “검찰이 허위 브리핑 한 것이 들통났다”며 “거짓말을 한 검사들에 대해 감찰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현희 의원은 “검찰 무혐의 처분은 대한민국에 특권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검사가 선포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허위 브리핑 논란에 檢총장 “단순 소통 오류”

심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제가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황이지만 수사팀이 증거와 법리를 숙고해 처분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수사팀에서 최선들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위 브리핑 의혹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검장이 말했듯이 브리핑 과정에서 단순 소통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고발자들이 항고를 예고한 상황에서 서울고검이 재수사에 들어갈 경우 서울중앙지검 수사 시 배제돼 있는 수사지휘권이 발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은 “그동안 구체적 사건 기록을 못 보고 결과만 알고 있었다”며 “항고가 되면 철저하게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도록 지휘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 의원들도 민주당의 잇단 검사 탄핵 추진을 강하게 성토하며 맞섰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검찰총장, 중앙지검장, 도이치모터스 담당검사를 탄핵한다고 한다”며 “탄핵 이유는 김 여사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인데 숨은 이유는 검사들을 겁주고 협박하기 위한 것이고, 진짜 의도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수사했던 검사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지난달 만나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것을 언급하며 “문명방탄동맹”이라며 “개인의 비리를 방어하기 위한 정치적 동맹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도 “22대 법사위는 맨날 특검하고 탄핵한다. 검사 탄핵의 경우 심각하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줄줄이 묶어 탄핵한다고 한다. 탄핵 발의자엔 뻔뻔하게도 (검찰) 조사를 받는 사람들도 들어가 있다”고 꼬집었다.

심 총장도 “특정사건을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에 대한 탄핵이 시도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저희들이 법과 원칙, 증거에 따라 판단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의원님이 (탄핵 시도를) 심사숙고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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