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뒷돈 수수' 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 첫 공판 공전…"기록 검토 먼저"

서울동부지법, 25일 수재 혐의 박 회장 첫 공판
새마을금고 상근이사, 비서실장 및 관계자들 함께 출석
"증거목록 방대해…검토 후 의견 밝히겠다"
'황금 도장' 대가성은 부인…11월 1일 공판 절차 재개
  • 등록 2023-09-25 오후 3:05:09

    수정 2023-09-25 오후 3:05:09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펀드 출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에서 2억원이 넘는 금품을 ‘뒷돈’으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이 25일 열렸다. 이날 박 회장과 함께 금품을 주고받은 의혹을 받은 새마을금고 임원 및 전달 등을 도운 비서실장 등도 함께 재판에 출석했는데, 이들은 증거 목록 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시간을 요청했다.

2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박차훈 회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병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박 회장과 더불어 그에게 직무 관련 금품을 제공한 상근이사 황모씨와 김모씨, 비서실 관계자들, ‘황금 도장’을 건넸던 새마을금고 계열회사의 대표이사 등도 함께 재판에 출석했다.

박 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증거 목록 등이 방대한 만큼 검토 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회장 측 변호인은 “기록과 증거 목록이 방대해 오늘 혐의, 증거목록 관련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대로 검토 후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최소 15명 정도에 달하는 증인 심문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법리적 사안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관계자 증인 심문을 포함, 상호 피고인들에 대한 심문 등도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 중 ‘황금 도장’ 관련 계열사 대표이사 김모씨는 박 회장에게 도장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도장을 건넨 것과 대표이사 취임 시기 등을 고려하면 ‘직무 대가성’은 없었다”며 “기록 검토 후 전달 과정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21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새마을금고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한 자산운용사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과 2018년 변호사 비용 5000만원을 받은 것을 포함, 총 2억6600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상근이사들로부터 ‘조직관리비’ 명목으로 7800만원을 상납받아 경조사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혐의가 있다. 아울러 자회사 대표이사로부터 임명해주는 대가로 800만원에 달하는 ‘황금 도장’ 2개를 받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지점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4월에도 두 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박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실시했다.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고, 지난달 24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6개월간의 수사를 거쳐 새마을금고 비리 관련자 42명(11명 구속)을 재판에 넘겼고, 범죄수익 150억원에 대해서는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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