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중대시민재해 1호될까…野 “명백한 책임” vs 與 “수사 이후 판단”

중대법 첫 중대시민재해 지정 여부 주목
정의당 “중대재해 규정 후 담당자 처벌”
與 “검경 수사 결과 이후에 판단할 것”
  • 등록 2023-07-24 오후 3:01:04

    수정 2023-07-24 오후 3:01:04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집중 호우로 다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중대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야권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영환 충북도지사 등 재난 대응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여당에서는 검경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관련 사고 책임자 처벌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무조정실은 24일 폭우로 인한 침수 과정에서 다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청주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충북도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관계자 12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이날 오전 충북경찰청, 충북도청, 청주시청, 행복청, 충북소방본부에 수사관을 보내 동시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정의당은 이번 참사를 중대시민재해 1호로 지정하고 관련자 처벌 등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아직 중대시민재해로 처벌된 사례는 없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이번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는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치는 피해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이날 오후 정의당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전문가 긴급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는 이번 사고를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하고, 계속된 대형시민참사에 대한 대응 시스템 전면 재정비에 대해 논의했다. 또 정의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양당을 상대로 오송 참사를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권영국 변호사 겸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는 “이번 참사는 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하천 및 제방 관리의 부실, 지하차도 침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도로 통행을 제한하지 않았던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하고 충북지사, 청주시장 행복청에 대한 중대재해처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충북도청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여당 지도부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은 이날 수해 참사가 벌어진 청북 청주시 오송면 일대 등을 방문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안타까운 희생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모든 재난과 관련한 관리 및 예방 책임은 여당과 정부에 있지만 개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인지 여부는 추후 조사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재난 자체가 (불가피한) 기상이나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했는 부분인지 여부를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 충북 지역 재난 대응 총책임자인 김영환 충북지사 개인에 대한 감찰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김 지사에 대한 징계 가능성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국무조정실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고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어서 감사나 수사결과를 참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지하차도 사고를 중대시민재해 1호로 적용해야 한다는 정의당 주장에 대해선 “아직 수사나 국조실 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사실관계가 특정되고 나서 법적으로 어떤 부분이 책임이 있는지, 또 어느 법을 적용할지 여부는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난 이후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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