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호출기 폭발 배후 첫 인정…"트럼프와 3차례 통화" 과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내각에 공개
CNN "내부 정치 혼란에 정치적 계산"
"이란 위협, 이스라엘·미국에 공동 위험"
  • 등록 2024-11-11 오전 11:23:33

    수정 2024-11-11 오전 11:23:3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이스라엘이 지난 9월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쓰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한 작전의 배후에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지난 9월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무전호출기가 폭발하고 있다. (출처=엑스)
10일(현지시간) CNN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각에 “비퍼(호출기) 작전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제거는 안보 기관의 고위 관리들과 이를 담당하는 정치적 계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호출기 작전 수행 당시 정부 내에서의 내부적인 갈등과 이견이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CNN과 인터뷰에서 헤즈볼라 호출기 폭발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역할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CNN은 이스라엘 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나아가 이스라엘이 작전의 배후임을 확인한 것은 최근 이스라엘 내에서 정치적 갈등과 음모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위조된 정보 보고서를 국제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포함해 여러 건의 형사 수사를 받고 있지만, 총리실은 잘못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서 이스라엘 군 지도부와 정보 기관,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경질한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한 비판적인 뜻을 보인것으로 해석했다.

이스라엘군 남부사령관 출신 갈란트 전 장관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을 때부터 13개월 동안 국방부 수장으로서 가자지구 전쟁을 지휘했다. 그는 인질 생명을 우선해야 한다며 이집트-가자 국경의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 군 주둔에 반대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와 수차례 충돌했다.

레바논 전역에서 호출기가 폭발한 다음날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의 역할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지난 9월18일 이스라엘 북부의 라마트 데이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군(IDF)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모사드와 함께 모든 기관과 모든 틀을 갖추고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언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또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를 앞두고 호출기 폭발 공격을 인정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3차례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굳건한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매우 훌륭하고 매우 중요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의 위협과 그로 인한 위험에 대해 모든 측면에서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이란의 위협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공동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이스라엘 앞에 놓인 평화와 확장, 기타 분야에서의 큰 기회도 보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이스라엘 축구 팬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공격을 받은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역사의 끔찍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반유대주의와 테러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암스테르담 테러 이후 자국민에게 해외에서 이스라엘인이 참여하는 스포츠와 문화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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