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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통신사 RIA 노보스티는 김 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두 사람이 대면한 건 2019년 김 위원장의 첫 방북 이후 4년 만이다.
러시아 정부는 열차를 타고 도착하는 김 위원장을 위해 플랫폼 앞에 레드카펫을 깔고 의장대를 배치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바쁜 일정에도 초대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만나서 매우 반갑다”며 “특히 올해는 공화국(북한) 수립과 북·러 수교 75주년, ‘해방전쟁 승전’(6·25 전쟁 정전) 70주년 같은 기념 행사가 있었다”며 양국 간 우호를 강조했다. RIA는 두 정상이 위성 발사대 등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함께 둘러본 후 정상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 후에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로 이동, 수호이 전투기 공장을 함께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 말처럼 북·러가 정상회담 장소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고른 건 의미심장하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위성 등 러시아의 첨단 우주과학 능력이 집약된 상징적인 곳이다. BBC 등 외신은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러시아에 위성과 핵잠수함 기술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 5월과 8월 군사 정찰위성을 잇달아 쏘아 올렸지만 궤도에 올리지 못하면서 우주기술 개발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궁)과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유엔 등의 대북 제재와 ‘지정학적 변화’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역시 북·러 간 무기거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이전하는 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책임을 묻길 주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에게 중요한 건 양국 국익이지 미국 경고가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