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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작년 1월 금리 인상 이후 10회 연속, 15개월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은 자료를 보고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켤까 말까를 생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환율 급등에 한은이 전망한대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2.3%(월평균)로 둔화될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브렌트유는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평균 82.6달러를 기록해 한은의 상반기 전제치(82달러)를 이미 상회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75.5원으로 2022년 11월 10일(1378.5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1370원대에 진입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작년부터 통화정책 피봇(Pivot·정책 변화) 시그널을 주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등 통화정책의 탈동조화가 가능해졌다”고 밝혔지만 이 발언이 반드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이른 금리 인하를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보다 유럽이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화가 강세,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2월과 마찬가지로 석 달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지표만 받쳐주면 연내 금리 인하를 시도하고 싶은 금통위 일부의 마음을 대변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가 예측하는 대로 계속 둔화되고 있어서 저희가 통화정책을 예상한 대로 끌고 가고 싶으나 소비자 물가 전망은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시점을 7월에서 8월로 늦추고 8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 인하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온 후 3분기말 또는 4분기초 한 차례 인하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은 빨라야 8월 금리를 내릴 수 있는데 금리 인하 시점이 올 4분기 혹은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3분기까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11월 미국 대선으로 환율 변동성이 높아진다면 한은의 연내 인하가 더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