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디지털 달러 '첫걸음'…CBDC 보고서 발간

"연준, 드디어 피할 수 없는 화두로 접어들었다"
향후 4개월 걸쳐 대중 대상 의견 수렴 예정
  • 등록 2022-01-21 오전 11:19:00

    수정 2022-01-21 오후 2:46:4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관련 보고서를 발행했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보단, CBDC에 대한 분석 결과 보고서에 가깝다. 그러나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단 점에서 의의가 있단 평가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연준은 40페이지에 걸친 CBDC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통해 달러 CBDC에 대한 찬반 논쟁 내용과 연준의 입장 등이 정리됐다. CBDC 관련해 연준의 공식적인 첫걸음이다.

디지털 화폐 전문가인 에스와 프리사드 코넬대 교수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와 금융 안정성 확보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연준이 드디어 피할 수 없는 화두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처음 CBDC는 금융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신흥국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은행계좌가 없어도 누구나 편리하게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데 CBDC가 적격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서 달러 등 주요국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 부상하면서, 선진국에서도 CBDC는 화두가 됐다. 디지털 부문에서 자칫 민간에 화폐 주권을 뺏길 우려가 있어서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종이 돈을 쓰고 있어도, 카드나 지역화폐 등 다양하고 편리한 디지털 지급결제시스템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CBDC가 생긴다고 해서 실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스테이블 코인이 하나의 국제 통화가 될 시 금융안정 리스크도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단 점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현금성 CBDC 발행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CBDC가 발행시 나타날 문제점에 대해서도 다뤘다. CBDC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질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면서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다만 연준은 인당 보유할 수 있는 CBDC를 제한하는 방법 등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연준은 향후 4개월에 걸쳐 대중들을 대상으로 CBDC 발행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CBDC는 현재 민간 부문 디지털 형태의 달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긍정적, 부정적 부분을 모두 논의하면서 대중과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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