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채권 자금 5.2억달러 순유출…석 달째 유출이나 유출폭 급감

한은, 2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발표
외국인 증권자금 1.8억달러 순유입, 석 달 만에 유입 전환
美 긴축 공포에 달러화 3.5% 올라, 원화는 6.8% 급락
외국인 NDF 넉 달 만에 순매입 전환, 환율 끌어올려
  • 등록 2023-03-10 오후 12:00:00

    수정 2023-03-10 오후 12:00:00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가 석 달 만에 소폭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주식 투자가 5개월째 순유입세를 보이는 가운데 채권 투자 순유출 규모가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 영향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증권자금을 1억8000만달러 순투자했다. 작년 11월 이후 석 달 만에 순유입 전환이다.

외국인 채권 자금이 5억2000만달러 순유출되는데 그쳤다. 채권 자금은 작년 12월 27억3000만달러, 올 1월 52억9000만달러 순유출돼 석 달 째 유출세이지만 유출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반면 외국인 증권 자금은 7억달러 유입됐다. 5개월째 유입세이나 전달(49억5000만달러)에 비해 유입 규모가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은은 채권자금의 경우 공공자금 유출세가 둔화되고 차익거래 유인 확대에 따른 일부 기관의 투자금 유입 등으로 순유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2월 들어 차익거래 유인은 석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2월 중순 이후 차익거래 유인이 20~30bp로 개선되자 상업은행 등 민간 뿐 아니라 공공자금 중에서도 국제기구 등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평가다.

주식 자금의 경우 중국 경기 회복 기대 등의 영향으로 순유입을 이어갔으나 2월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약해졌다.

출처: 한국은행
달러화가 연준 긴축 공포로 급등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가 1월말 대비 이달 8일까지 3.5% 상승한 반면 원화는 무려 6.8%나 급락했다.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환율이 급등한 영향에 반대급부로 하락세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가 6.3% 하락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의 7.7% 급락보다는 덜하다.

환율이 2월 들어 1300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상승하는 등 변동폭이 7.8원으로 1월(4.0원)보다 커졌다. 변동률도 0.32%에서 0.62%로 두 배 가량 커졌다. 주요 신흥국 중에선 브라질, 러시아 다음으로 변동성이 컸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미국 고용 및 물가지수 예상치 상회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 시사에 따른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 외국인의 NDF(차액결제선물환) 매입 등으로 상당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등 비거주자는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NDF를 순매도해왔으나 이달 들어선 넉 달 만에 순매수로 전환됐다. 외국인이 NDF를 순매수하게 되면 국내 외국환은행은 이를 셀앤바이(Sell and buy, 선물환 매도, 현물환 매수) 거래를 통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하게 돼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달러 유동성 지표 중 하나인 원·달러 스와프 레이트(3개월)는 이달 8일 마이너스(-)157bp로 1월말(-135bp)보다 확대됐다. 내외금리차 역전폭이 22bp 확대되고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에 달러 유동성이 소폭 위축된 영향이다. 3년물 통화스와프 금리는 3.33%에서 3.86%로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한편 외평채 CDS프리미엄은 2월 평균 42bp로 1월(44bp)보다 낮아졌으나 국내 은행들의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올랐다. 단기 가산금리는 2월 3bp 올라 석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중장기는 62bp로 전달(49bp)보다 상승했다. 이는 주로 차입기간이 3.8년에서 7.5년으로 장기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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