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위한 계획이 뭐냐" 우크라에 까칠해진 美 의회

젤렌스키, 9개월 만에 미 의회 방문…상하원 합동연설 거절 당해
공화 강경파 '美, 우크라서 출구전략 찾아야' 추가지원 반대
바이든은 미사일·포탄 등 제공 약속…예산안 처리 없인 지원 한계
  • 등록 2023-09-22 오전 10:30:37

    수정 2023-09-22 오전 10:30:3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홉 달 만에 미국 워싱턴을 다시 찾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지만 의회 분위기는 그 사이 냉랭해졌다. 그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회의적 시각 때문이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사진=AFP)


공화 강경파 “우크라이나 위한 예산 없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를 찾아 여야 양원 지도부를 만났다. 지난해 12월 워싱턴을 깜짝 방문한 이후 9개월 만의 재회지만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당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등 환대를 받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도 합동연설을 하게 해달라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에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매카시 의장은 예산안을 두고 여야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합동연설을 들을 시간이 없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 20일 “젤렌스키가 미국 의원이냐? 우리 대통령이냐”며 “우리가 쓴 돈은 누가 책임지느냐?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한 계획은 무엇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원의원 전원과 몇몇 하원의원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최근 미 의회, 특히 하원 내 공화당 강경파 사이에선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1년 반 넘게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들어선 우크라이나군의 전과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자신이 집권하면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이 같은 움직임 때문에 240억달러(약 32조원)가 넘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은 의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강경파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공화당 상원의원 6명과 하원의원 22명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이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출구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은 “지금 하원엔 우크라이나를 위한 예산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다”며 “솔직히 말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찾기 좋은 때는 아니다. 그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J.D 벤스 하원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리브색 셔츠를 입고 의사당을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을 올리며 “이런 복장으로 상원 회의장을 방문한 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안이 없다” 의회에 우크라 지원예산 처리 촉구

그나마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 방문 후 이어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기 지원을 약속받음으로써 ‘빈손 귀국’은 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공 미사일과 포탄, 대전차 무기 등 3억2500만달러(약 4400억원)에 이르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기존에 책정된 예산을 활용한 지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은 우크라이나 곁에 있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추가 지원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행정부 차원의 지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갑전력 중심의 우크라이나군 기동이 어려워는 우기(라스푸티차)가 늦가을 시작된 데 이어 내년 미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는 장기간 공전될 위험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 좋은 판단을 기대한다. 대안이 없다”며 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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