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장 없어 장례 늘어…독감 심해져 '폐렴 사망' 급증

  • 등록 2025-01-13 오전 9:34:50

    수정 2025-01-13 오전 9:34:5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독감 유행으로 폐렴 관련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장례식장에서 대기 후 장례를 치르거나 화장장 예약을 못 해 불가피하게 사일장을 치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3일 장례업계에 따르면 하루 22구 화장 능력을 갖춘 청주 유일 화장시설인 목련공원은 오는 14일까지는 화장 예약이 다 찼고, 오는 15일에도 16구의 화장 예약이 돼 있다.

화장장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초중순만 해도 조용했는데 월말부터 갑자기 예약이 차기 시작했다”며 그 무렵 유행하기 시작한 독감을 그 배경으로 지목했다.

지난 11일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빈소 9개 만실로 유족들이 고인(3명)을 안치실에 모셨다가 다음 날 빈소를 차리고 문상객을 맞이했다.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 장례 수요에 빈소가 뒤늦게 차려지기도 하고 화장장 예약 문제로 장례를 하루 더 연장하는 유가족들도 적지 않다.

충북대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시기이지만 폐렴이 사인인 고인들이 다른 해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것 같다”며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때를 제외하곤 사일장을 치르는 사례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해 주로 겨울에 쉽게 걸린다. 1~5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호흡기 증상과 함께 고열, 심한 근육통, 오한,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면서 폐렴, 천식 등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폐렴은 폐의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으로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유행 정점 때와 비교해보면 2016년 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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