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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2025 상반기 롯데 VCM’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선택과 집중으로 난관 돌파”, “위기가 일상인 세상”과 같은 말을 쏟아내며 고강도 쇄신을 주문했다. 평소 온건한 표현을 주로 쓰는 신 회장이지만 올해는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 강도 높은 호소를 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지라시 발(發) 유동성 위기설에 큰 홍역을 치렀다. 대부분 근거 없는 내용이었지만 계열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졌다. 롯데는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꼽히는 롯데케미칼(011170)의 회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상징인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놨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이번 VCM은 그 어느 때보다 엄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서 신 회장은 ‘뉴롯데’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과거 성장을 이끈 사업이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조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강력한 사업구조 재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재 롯데쇼핑(023530)은 매출 하위 점포에 대한 매각·폐점을 포함한 점포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면세점과 호텔 부분을 중심으로 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작업에도 착수했다.
신 회장은 올해를 롯데가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정의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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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도 올해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지분 전량을 1분기 중 매수할 계획이다.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 7582주(10.0%)를 주당 7만 6800원, 총 2140억 8600여억원에 사들인다. 정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내세우면서도 앞으로 독자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해외·신사업 움직임도 올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달 16일~21일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체류했다. 이 자리서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말을 아꼈지만 사업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에게 이 총괄회장의 신세계 지분이 옮겨갈지도 관심사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백화점 지분 매수에 대해서는 정해진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해 10월 부회장을 건너 뛰고 회장으로 승진했던 만큼 정 회장의 지분 인수도 곧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현실화된다면 신세계백화점도 독자경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는 양대 유통 그룹에 있어 중요한 해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급성장으로 기존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를 다졌던 인컴번트(Incumbent) 플레이어들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정 회장은 알리와의 동맹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부를 내려할 것이고 롯데는 그간 오프라인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노력을 이어왔던 만큼 올해는 어떻게든 반등의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의지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