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까지 덮친 ‘정산지연 사태’…큐텐그룹 자금난 우려도

위메프서 시작된 정산지연, 최근 티몬까지 확산
정산지연 이유로 셀러들 구매 취소 통보 잇따라
티몬 “위메프 영향에 일시적 매출 악화, 해결 노력 중”
처음 아닌 정산지연 사태, 큐텐 자금난 우려 확산
  • 등록 2024-07-23 오전 9:57:08

    수정 2024-07-23 오전 9:57:08

[이데일리 김정유 경계영 기자]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큐텐그룹의 계열사들의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당초 큐텐의 글로벌 플랫폼 ‘위시플러스’와 큐텐 자회사 위메프에서 시작된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큐텐그룹의 자금난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위메프 본사. (사진=위메프)
당초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불거진 건 위메프였다. 지난 7일이었던 대금 정산일에 위메프 입점 업체 셀러 500여명이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내용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위메프 측은 “전산시스템의 일시적 오류에 따른 문제”라고 일축하고 조속한 대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문제가 커지자 큐텐 측은 지난 17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시스템 장애 때문”이라며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고객과 파트서 산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큐텐 측은 해당 500여개사 중 400여개사에 지난 12일까지 정산을 완료했고 나머지 100여개사 대상으론 이달 말까지 정산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큐텐은 연 이율 2%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2주 이상 정산 지연시 위시플러스 입점시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의 당근책을 쓰면서 셀러들을 달래왔다.

하지만 대금 정산 지연 사태는 최근 티몬으로까지 확산된 모양새다. 티몬 입점 셀러들을 중심으로 구매 취소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 셀러들은 티몬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를 설명하고 고객들에게 구매 상품 취소 및 환불 접수를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 입점 셀러들이 대금 정산 지연을 이유로 고객들에게 상품 구매 취소를 요청하면서 일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티몬 관계자는 “(위메프 영향으로 주문 취소 등이 일어나) 일시적으로 매출이 나빠지면서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일부 역정산도 발생하는 등 갑자기 안 좋아졌다”고 발혔다.

이어 “최근 대금 지연 사태로 여론이 안 좋아지면서 셀러들의 불안이 커졌고 상품 판매를 취소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빠르게 상황이 악화됐다”며 “아직 정산 기일이 공지된 건 없지만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이번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금 정산 지연인데, 이 부분이 조금이라도 삐걱대면 생태계상 모든 주체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큐텐그룹의 현 상황이 대표적 사례다. 향후 큐텐그룹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셀러들의 추가적인 이탈도 예상된다.

상황이 급해지자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도 귀국해 지난 18일 티몬·위메프 대표 등을 만나 해결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큐텐의 정산 지연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업계 일각에선 큐텐의 자금난 우려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대금 정산 지연이 수개월째 밀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반복되는 건 큐텐그룹 내 유동성이 적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최근 몇년새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추진한데 따른 부작용일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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