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 받은 지 엿새가 됐지만 한남동 관저 인근 집회 인파 등을 감안해 2차 집행에 나서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이 변호인단 선임계를 제출한 가운데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의 협력을 통해 영장 집행 구체화 계획에 힘을 쏟으면서 이번 주중 윤 대통령 체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4월 11일 오후 경북 상주시 상주중앙시장을 방문해 맞이하러 나온 시민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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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공수처는 “이날 오후 피의자 윤석열 측 변호인이 공수처 민원실을 방문해 선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는 윤갑근(61·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와 배보윤(65·20기) 변호사, 송진호(54·40기), 이길호(44·48기) 변호사 등 모두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수사팀과 짧게 면담을 진행했지만 향후 조사나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이 지난 7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재발부한 이후 공수처는 현재 대통령 경호처 내부 분위기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경찰 국수본과 협의를 통해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이르면 이번 주중 재집행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설 연휴 전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지만, 주말 사이 한남동 관저 인근에 집회시위 인파가 몰리며 충돌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높은 만큼 영장 재집행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이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의 사직으로 처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세 차례 출석 요구 불응을 이유로 체포영장을 신청한 만큼 김 차장에 대한 영장 발부 직후 집행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서도 13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세 번째 소환 통보를 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출석 여부와는 별개로 경찰과 함께 한남동 관저에 진입한 뒤 내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계획에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이유’라는 글을 올리고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막 시작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에 윤 대통령이 출석 못 하게 발을 묶으려는 저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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