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굶는 청소년 챙겨온 50대 엄마 하늘의 천사[따전소]

심장, 폐장, 신장(좌, 우) 기증
100여명에게 인체조직기증도
  • 등록 2025-01-13 오전 9:25:06

    수정 2025-01-13 오전 9:25:06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중국에서 귀화한 50대 여성이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돌아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1월 전북 전주 예수병원에서 황설매(54)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13일 밝혔다.

고(故) 황설매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황 씨는 활발하고 배려심이 많았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었다. 중국에서 고교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가 24세에 한국에 와서 식당에서 일했다. 배우자를 만나 30세에 결혼 후에는 새벽에는 ‘엄마의 밥상’이라는 급식지원사업에서 근무하고 낮에는 교회 일과 봉사활동을 했다.

엄마의 밥상은 부모, 장애, 질병 등 불가피한 이유로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등교 전 아침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급식지원사업으로 전주시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 11월 19일 머리가 아프다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또 인체조직기증으로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 100여명의 재건 및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줬다.

유족은 “평소 어려운 사람을 돕길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기증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몸의 일부라도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고 기증 배경을 설명했다.

고인의 배우자인 이대원 씨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당신은 천국 갔을 거로 생각해. 갑작스럽게 떠나서 식구들이 힘든 시간 보내고 있지만,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을 거로 생각할게. 우리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고 있어. 고맙고 사랑해”라고 하늘로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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