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앞두고 추락 중인 가상자산…당분간 반등 쉽지 않아

비트코인 5000만원 깨져 하락세
25~26일 FOMC 앞두고 투자 위축
美 기술주 하락에 러시아 악재까지
"최대 변수 美 연준, 투자 신중해야"
  • 등록 2022-01-23 오후 4:53:09

    수정 2022-01-23 오후 5:08:02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을 비롯해 코인 시장이 하락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기술주 하락세에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거래 금지 가능성까지 맞물린 여파다. 코인을 위험자산으로 인식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당분간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오후 3시께 기준)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0% 내린 3만547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주 전보다 17%, 1년 전보다 25% 넘게 각각 하락한 결과다. 이더리움은 하루 전보다 1.41%, 1주 전보다 25.52%, 1년 전보다 34.98% 각각 하락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도 약세다. 1년 전보다 에이다는 20%, 폴카닷은 36%, 아발란체는 46%, 솔라나는 45% 각각 내렸다. 비슷한 시각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업비트 기준 4357만원으로, 500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더리움도 302만원으로 300만원대를 턱걸이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美 나스닥과 비트코인 함께 움직여”

코인 시장이 이렇게 하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여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주식 시장뿐 아니라 가상자산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3회에서 4회(3·6·9·12월)로 수정했다.

기술주가 힘을 못 받고 있는 것도 가상자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2% 하락해 1만3768.92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올해 들어 12% (1월 14거래일 기준) 가량 떨어져 2008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코인과 나스닥이 함께 움직이고 있어, 코인 하락폭은 나스닥 하락폭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돌발 변수도 코인 시장에 악재가 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0일 가상자산 전면 금지의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가상자산이 ‘통화 주권’을 훼손하고 채굴의 경우 다량의 전기를 소모하는 만큼 에너지 공급과 친환경 전환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는 미국,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계 3위 가상자산 채굴국이다.

3중고(FOMC, 기술주 하락, 러시아 악재)에 처한 코인 시장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을 견인할 뚜렷한 호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금리 인상, 나스닥 하락, 러시아 변수까지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추세로 가면 비트코인이 3만달러(약 3500만원대)선이 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비트코인 하락 후 횡보할 전망”


일각에선 급격한 폭락은 없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자산’처럼 움직이고 있고, 결국 디지털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란 전망에서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돼 있어, 디지털자산으로 몰리는 큰 흐름을 막을 순 없다”며 “지금 거의 바닥 수준에 왔기 때문에 2월 초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인 투자를 할 때 미국 시장까지 보면서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세계경제가 긴축의 시대로 접어든 만큼 단기간에 수익을 얻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미국의 기업들이 코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에 주식과 코인은 앞으로도 함께 갈 것”이라며 “미국의 규제가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은 물가를 잡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겠지만, 미국의 주식 폭락이 우려되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려고 할 것”이라며 “코인 시장이 하락한 뒤 상승 없이 횡보하는 모양새를 보일 텐데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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