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수장 모셔라”…온도차 큰 벤처협회 vs VC협회

벤처기업협회, 후보 등록 전무…13일 재공고
VC협회 차기 회장은 4파전…이례적인 흥행
벤처업계 잿빛 전망 속 협회장 부담 커져
VC협회는 위상 높아져…하우스 운영에 호재
  • 등록 2025-01-12 오후 3:28:30

    수정 2025-01-12 오후 7:07:5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가 수장 교체를 앞두고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는 4파전으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벤처기업협회는 아무도 앞장서지 않아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12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7~30일 진행한 제12대 회장 후보 등록 기간에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오는 13일 재공고를 통해 다시 후보자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향후 절차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협회가 올해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는 등 차기 회장의 책임이 막중해서다. 특히 규제 현안이 여전한 데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협회장의 역할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의 어깨는 무거워지게 됐다. 성 회장은 주변에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혀 왔으나 협회는 성 회장의 연임에 기대는 분위기다. 협회 차원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연임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차기 회장 선거에 4명의 후보자가 도전장을 내밀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창규(사진 왼쪽부터)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김학균 퀀텀벤처스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사진= 각사)
반면 VC협회 차기 회장직에는 4명이 도전장을 내면서 역대급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일 후보가 지원하거나 회원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를 추리는 방식으로 선거를 진행했으나 이번엔 사상 첫 경선 방식의 선거가 예상된다.

제16대 VC협회장 자리에는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김학균 퀀텀벤처스 대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등 4명이 지원서를 냈다. VC협회는 오는 24일 회추위에서 최대 2명의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회원총회 찬반투표를 거쳐 협회장을 최종 선출하게 된다.

VC업계에서는 이번 경쟁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협회장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협회 위상이 커지면서 하우스의 인지도를 키우고 네트워크를 확장해 운용규모(AUM)를 확대하는 등 실익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협회의 영향력을 한층 키우고 벤처투자 생태계를 선진화할 수 있는 인물을 바라고 있다. 특히 대내외 환경으로 벤처투자 시장 위축 전망이 우세한 만큼 회수시장 활성화 등을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장을 맡다 보면 개인 회사 운영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덩달아 회사 인지도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VC협회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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