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안되고 빵집은 되는 '상속세' 절감[똑똑한 부동산]

가업상속공제제도,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
우후죽순 늘어난 서울 근교 '베이커리 카페'
악용되지 않게 부족한 부분 보완해 나가야
  • 등록 2024-10-26 오전 11:00:00

    수정 2024-10-26 오전 11:00:00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최근 근교에 가면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접근성이 낮아 고객들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처럼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상속세를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 상속세법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제도’라는 것이 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를 공제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제도다. 세제 혜택을 부여해 가업승계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적용되려면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기본적으로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계속해서 가업을 경영해야 하고, 상속인은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이전에 2년 이상 해당 가업에 종사했어야 한다. 이때 승계가 가능한 가업도 정해져 있다. 대표적으로 음식점, 빵집, 미용실, 제조업, 건설업 등은 승계가 가능한 가업이지만 커피전문점이나 주점, 병원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억원 상당의 부지를 매입해 ‘빵집’으로 허가받은 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상속세 절감이 목적이라면 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에 건축비를 최소한으로 들여 단층 창고 형태로 짓는 사례가 많다. 만약 이대로 100억원 상당의 부지와 건물을 상속받는다면 상속인은 수십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가업승계공제제도를 이용하면 이 경우 상속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가업승계공제제도 요건이 너무 느슨해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가업승계공제제도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빈번히 악용될 경우 가업승계공제제도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으로 인해 가업승계공제제도 자체가 폐지될 수 있다. 가업승계를 활성화하고 안정적으로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부족한 부분은 끊임없이 보완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김예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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