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자식이 죄인, 벌은 부모가"…'제주항공 참사' 모욕글 수사 착수

경찰, 희생자·유족 모욕글 86건 수사 착수
  • 등록 2025-01-04 오전 11:32:00

    수정 2025-01-04 오전 11:32: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의사나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인 의대생에 대한 모욕 글 게시자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닷새 째인 2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 현장에 파손된 여객기 동체가 놓여있다. 사고 현장 주변으로는 조문객들이 두고 간 국화가 놓여 서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4일 여객기 참사 관련 허위 게시글과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모욕글 등 86건(전날 오후 5시 기준)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중 5건은 글 게시자를 특정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으며 44건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37건은 수사자료 확보 방법과 관련해 검찰, 커뮤니티 운영사업자 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구조 작업 중 소방공무원이 순직했다는 허위 영상을 게시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와 의료인 커뮤니티에서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유가족 의대생을 겨냥해 선 넘은 모욕 글을 올린 게시자 신원 특정을 위한 수사도 진행 중이라 밝혔다.

경찰은 희생자와 유족 대상 악성 게시글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유족 대표단의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현장신고센터 및 온라인으로 접수된 모든 신고와 제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의사와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사고 현장 텐트에서 국시 공부하는 정신은 존경한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항공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20대 의대생 A씨의 인터뷰 기사를 캡처한 게시글이었다.

A씨는 인터뷰에서 “우리 엄마(희생자)가 이번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1년 더 공부하기를 원치 않으실 것”이라며 재난 구호 텐트에서 의사 국가시험(국시) 준비를 한다고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 등의 악성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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